이민영의 생에 대한 시읽기-62) 배반의 법칙1 만남--李旻影
(그림 출처-Martiros Manoukian GALLERY, 국화향기님의 플에서)
사랑에게.1 - 이민영 詩
봄이 오는 것에 대한 두가지 의문은 내가 겨울을 보냈다는 것이고 그대가 봄을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알 수 없는 것은
그대가 햇살이 되어 방울방울 나리꽃 가지에서 서성거릴 때 가슴빛살로 반짝이는 눈동자로 동그란 미소를 그려낼 때
한 발자국도 옮길 수 없어 우뚝 선 내모습이다
배반의 법칙1,
만남--李旻影
그와 거닐던 강둑이 사라지면
갈대는 스스로 휘어져
강 줄기를 따라 나선다
갈대에게는 사랑이 없다
마이너스 사랑만 있다
바람은 머물지 못하여
별이 기다리는 하늘가로 흩어진다
밤이 어두우면
걸음을 옮길 수가 없으므로
별에게 울부짖고
알몸인 채 겨울을 데운다
스산한 역사에
동토의 의문을 새긴 물음표에
구운 생선을 하나 둘 토막내
단자상 고봉밥알 사이에 묻고
아이를 깨워 손을 모으게 한다
생장이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없다
주행선에서는 출발인 것이므로
멀리서 수캐가 짖는다
아버지를 기다리는
동네 어귀에 동화가 피고
저녁이 모여 어둠의 치마자락에
불을 지필 때까지 사장나무의 가지들은 웅웅거릴뿐
울지 않는다, 가만히 눈 감고 귀로 듣고 있으면
들판이 달구어지는 것이다.
(2008.02.09 ) 李旻影 想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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