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속치마
李旻影
가을이 가을옷을 두른 속치마 앞에서 외로워 합니다
'풍성하고 앳돼누나 나의 사랑아'라고 외치는 데
뜽금없이 고추잠자리가 날개를 살랑살랑 흔듭니다
댑되 두 눈을 꼼지작거립니다
해마다 보는 가을들녁입니다만 알곡에 속삭이는
햇살의 밀어가 절절합니다
귀한 값으로 매겨져 부자되라고
누님에게 편지를 씁니다
차대기를 입에 물고 나락을 쏟아내는 트랙타가 바쁨니다
많이 건지지 못한 추수라도 상관하지않습니다.
들깻대가 푸석거리며 햇님과 숨바꼭질하고
콩단을 쌓아올리는 손의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옥양목 속치마에 색동저고리 입고
환하게 널뛰기하던 어릴적 누이 얼굴
이번 추석때는 보고 싶습니다
(출처- 이민영詩2006.09.13.곰재문학, 10월). 편집과 곡-운산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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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가을-- 이민영
속살 풍성하여 봉우리진 들 두덩
이제 산도 마을도 가쁜 웃음에 열진
땀흘린 날의 행복 들
불어오른 듯 사모하며
안기는 알곡의 사래짓
힘이 나
삽자루마다 당기던 힘줄이 어적어적 오르내리면
쟁기질 보습아래 담아가는 누렁소 핑경이질
휘어이 휘어이 풍경 햇살
두껍게 두른 들마당
하늘이 새롭다
그대가 오늘은 무단시 연인이 돼보는구나
그대가 무단시 곁에 다가오는구나
아름드리 나무 길목에서
안개 숲
사랑이 촘촘히 서 있구나
사랑이 방울방울 열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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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이민영
내 마음이 둥둥 떠다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찰삭 가라앉았던 여름의 회포가 뜨거워진다
맥질하며 일렁인다
가슴 구석 저미며 밀려올리는 듯
울대 울먹이듯
소리친 것은 무엇일까
길을 거닐다가 눈앞 낙엽 한 잎에 소스라쳐 놀란다,
맑고 둥근 눈으로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들은
눈동자 안에 비추어지는 것들이 눈 내린 겨울 어느 바닷가인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부신 것은 가슴 눈을 감아버리고 벅찬 것은 지나치라는 것일까
여린 것은 다져가란 것일까
출처-李旻影散文詩 20060901.시와사랑 09월호
編輯資料 사이會 서봉옥博士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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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들의 가을
이민영李旻影
가을에는 숨만 쉬는 보여줄 수 없는 가을이 있다
가을에는 아무도 '이 가을'을 위해 울어주지 않을 것이다
혼자 山그림자의 뒷덜미에 대고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만산홍엽 앞에서는 눈의 눈물은 보일 수 없어
겉옷은 환해지고 붉어질 것이다
보여 줄 수 없는 것들이 뿌리의 눈에게 찾아와
과거의 흔적이라고 아버지처럼 속삭인다
피우지 못한 것들이
계절의 환승역에서 이파리를 흔들며
숲의 땅에 남겨지고자한다
땅은 없는데 자기를 닮은 멍이 든
가지와 낡은 이파리를 찾는다
떨림처럼 속삭인다
모두가 떠난 것같은 산중의 나목도
봄의 가슴인 것처럼 해는 뉘엿 뉘엿 지는 데
푸른 황혼을 혼자만 감상한 것처럼
흔들리다가 머물다가
저 편의 아침과 대화하다가
쉰살이 되기 전에 아부지가
쉰살일 때의 山숲으로 오르다가
사라진 아지랑이가 집 뒤의 대숲에 숨는다거나
갈 곳 찾지못한 철학의 한 페이지로
나이테의 두께를 잰다거나
이슬의 웃음방울이 죽죽 떨어지던
청춘의 여느날 어린 삶이 된 잎은
부끄러울만큼 가상으로 달려가던 것을 생각하는 것이나
도롱테 굴리던 어릴적 손의 살곶비나리가
애린 손마디 마다 머물고
그 순간에 잠겨서 이른 밝실- 세상을 박차고
그늘을 안고있는 듯 곰삭여 가는 것이
숨만 쉬는 것들의 가을은
울지않고 담아가는 것이다라고 한다.
봄이며 여름이며 겨울이며
눈의 눈물을 보일 수 없어
겉옷은 환해지고 붉어진다라고 한다.
李旻影(2006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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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귀향--이민영李旻影
이제는 저녁의 햇살이
동트는 것처럼 산마루에서
숨을 술 것이다
사람들은 집집마다 생명을 키고
삭삭이 캥캥거리는
들마당이
추녀의 낙숫소리 기댄
길손처럼 이마 맞대고있을 것이다
어미와 아비가 눈짓을 교환하고
그 광경을 어린 아들의 눈에는 오늘 밤은 새로울 것이다
아아 이즈막하야 배질쌈으로 물레가 돌고
귀뚜리가 별을 물어 달리는 시각
설겅이 주체막대에 빛이 난다
달이 맨발로 마악 산마루를 올라 오르고
별들의 이파리가 숲길마다
우수수 떨어져 펄럭인다
밀려든 추념의 하루가 집집마다
등불이 되어 길손의 어둠을 밝혀주고
사각 사각 사각
저 남쪽나라에서는 봄을 띄우려는
어린 싹들
아장아장 그 걸음 그소리 이야기를 입에 물고 그리워하는
세럼빡의 빗진 그림자가 누워있다
사랑의 한국시인-이민영(0611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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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사랑을 위한 기도)
이민영李旻影
멀리서 아침을 알리는 땅의 숨소리가
바람과 함께
내가슴에 낮의 열광熱狂을 묻고 억겹의 회년回年을 찾고픈
오늘도 고독한 자는 고독의 피안에 있고자,
숲 가지 마다 찬 빛의 방울소리로 귓가를 맴돌 때
저는 어느날
저물어가는 여름개울가 가상자리에 누워
물장구로 속삭이는 조약 돌의 미소를 훔쳐 봅니다.
생각의 끝에서 생각으로 깊어진 사련의 숲가는
세상 한 가운데 홀로 존재하고픈 이야기를 채워가면서 나를 듣는 듯
점점히 말씀으로 기록된 流速의 길이만큼 나의 나뭇잎
한 잎를 띄워 보냅니다.
때론 힘들었으면서도 진솔하게
때론 미워하면서도 살갗의 두께로 파고 드는
살랑거림으로
감싸주던 세월의 그림자 하나가
나무비를 가려주는 햇살비가 되어 다가옵니다.
가을의 들녘이 가을이 되면 그의 이름처럼 춤추는 듯
저의 기도는 꽃의 잎들로 가득하고
이파리마다 추억이라는 생의 결실이 그려질때면
지나 온 행복만큼
다가 오는 행복 또한
바람의 들녘에서 바람처럼
다정한 분이라 믿습니다.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은 쓰고 지워버릴
生死의 아픔을 예견하면서도
나의 위 슬픔은 그의 기쁨과 고동鼓憧 속에 묻혀버리듯
추워져서 쓸쓸할 겨울도
겨울을 맞으면서
이겨 간 생의 순환이 되어
나의 내일도 오늘 만큼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를 먹고 자유를 숨쉬며 살아가는 사랑이
가지고 있을-때론 한 갖 되이 그윽한 얼굴이였고
들을 수 없는 귀가 오늘은 말할 수 없는 입이 됩니다
그래서 볼 수 없는 눈은 수많은 눈동자가 되면서
웃음처럼 밝아져서
오늘처럼 기도하는 이 아침의
햇살이였으면 합니다.
*가을을 위한 가을의 기도(사랑을 위한 기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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