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는 기다림
- 이민영 -
서있는 기다림
서있는 기다림의 고뇌들
고뇌를 위한 시간의 흔들림
흔들리기 위한 나의 육체가 자력이 아닌 감각의 단정으로부터 달려 온 흔들림
그래서 걸어 온 발자취
바람의 뒷춤을 붙잡고 바람의 갈기털 사이에서
채우지 못한 것들과 말할 수 없는 이야기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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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옷처럼 벗을 수 없지 않는가
벗고 벗겨내서 보일 수는 없지 않는가
누가 가슴의 혀로 말하라하는가 웅성거린 웃음의 잔디옆에서
껴입는 옷이라 할 수 없지 않는가
뒤 돌아 마음속에선 수 없이 되뇌일 것이나
꺼내지못한 말은 심연인 것
사는 것이 아닌가
누구든 뱉어 낼 입과 가슴이라면
숨겨둔 여유를 잃어버린
싱거움이
또 고독이 될 것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