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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시인의 추천시-324] 그릇-오세영

LEE MIN YOUNG 2007. 7. 30. 20:31

(이민영 추천 명시 읽기-324)

 

그릇--오세영


                  (2007.6.서울대교수 오세영시인- 퇴임기념 시전집출판회/시사랑사람들 동인시인들)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사진및 편집-임시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