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백석의 여인- 자야의 사랑 2 (내가 백석이 되어--이생진 )

LEE MIN YOUNG 2009. 1.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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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의 좋은詩選-155.詩人백석의 여인-1編. 자야의 사랑2(내가 백석이 되어--이생진 )






시심마(패랭이꽃)/1992/87X129/한지에 수묵채색 / 김대열 (출처,김대열 화백 전시물에서)
        (백석의 여인1편-자야의 사랑 2)
        내가 백석이 되어--이생진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오는 날 재로 뿌려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참나무 밑에서 달을 보던 자야가 나를 반겼다. 느티나무 밑은 대낮인데 참나무 밑은 우리 둘만의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울었다 죽어서 만나는 설움이 무슨 기쁨이냐고 울었다 한참 울다 보니 그것은 장발이 그려놓고 간 그녀의 스무 살 때 치마였다 나는 찔레꽃을 그녀의 치마에 내려놓고 울었다 죽어서도 눈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손수건으로 닦지 못하고 울었다 나는 말을 못했다 찾아오라던 그녀의 집을 죽은 뒤에 찾아와서도 말을 못했다 찔레꽃 향기처럼 속이 타 들어갔다는 말을 못했다 ......................... 자야는 죽을때 자기 시신은 눈오는 날 길상사 어디 쯤 재로 뿌려달라고 했습니다. 까치가 울면 백석이 옵니다, 죽어서 살아 그립던 북녘의 백석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자야. 김진향.본명은 김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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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야여사가 시주한 길상사의 오솔길(카페 회원 제공)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라는 시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燒酒를 마신다 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힌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시인의 시인-백석.함흥고보 교사시절)
                          시의 출처, 백석 시선집과 이생진시인님의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