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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수녀님의 홈에서/ 유안진 님의 시...
눈먼 밝음 보다 눈밝은 어둠을 위해서
대낮에도 검은 옷을 입는다.
검정에 담기면 눈이 더 밝아져
오염을 흡수하는 개펄이 보이고
절망으로 기어드는 후회들이 보여
잠자지 않고는 꿈꿀 수 없지만
검은 옷을 입으면 자장가 없이도 단잠 깊이들어
꿈이 더 잘 태어나고
단잠이 검을 수록 더 잘 크는 꿈을 위해
세상은 세상 만한 검은 잠옷 입고 검은 이불을 덮으리
무슨 색깔이든 다 받아 안아서
모든 색깔이 다 태어나지
눈부신 아침도 한밤에 태어나지
백로는 까마귀의 자식이지
눈부신 꿈일 수록
죽음보다 검은 어둠의 자식이지...
-- 유안진님의 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