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축 성탄, 님을 향하여 대나무처럼--이민영

LEE MIN YOUNG 2006. 12. 24. 20:34

    님을 향하여, 대나무처럼--이민영李旻影 항상 뒤에서만 마을 어귀이거나 동산의 가상이거나 숲의 모퉁이거나 그렇게, 그러나 곧 바로 하늘로만 치겨든 정직 혼자이거나 여럿이거나 여름이거나 겨울이거나 언제나 그 모습으로 맑음에 순수함이 정결하여 숭고함이 높다랗게 걸리다 님의 숨소리는 하늘에서 땅에 퍼져 오다 님의 가여운 맘 먼 곳에서 가까이로 그대에게서 나에게로 엎드려 귀 기울이는 이파리도 잔다 살 가지도 잔다. 빼꼼히 부빈 가지와 가지도 스산한 겨울 내내 바람에 시달려도 내 마음 속을 하나로 영그는 타들어 가는 바램 빈곳의 공명空鳴은 님을 향하여 그렇게 겨울날 님을 향하여



        성탄을 함께 경배하며 축하합니다. 모두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오늘 오신 아기 예수님은 가난한 이를 더 사랑하리라 이야기할 것입니다. 죄 짓고 빚진 자에게 님의 관용의 손은 더 다가갈 것이라 할 것입니다. 늙고 병든 이에게 아픈 몸의 온전한 치유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지금은 모두가 외롭고 쓸쓸합니다. 우리들의 추위는 너무 춥습니다. 님이시여 따뜻한 입김이 되 주시라 외칩니다. 어둠을 물리쳐 주시라고 그 구원을 향하여 님의 땅 아래서는 이렇듯 절규처럼 외칩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님의 눈에만 보이는 이곳에서 외칩니다. 님을 향하여 대나무처럼 사랑에 목이 메입니다. 이 땅의 어두운 곳, 그 구석 구석에, 사방 천지 울음이 들리는 곳을 찾아 오시어, 그 두 눈물을, 님의 손길 만으로도 닦아 주십시요. 님이시여 어두운 곳을, 님이시여 빛으로 오셔줄 것을, 오늘 가장 외로운 어둠이 외칩니다.
        님을 향하여, 아직도 부족하고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 땅,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쓸쓸한- 외로운 눈물들이 서로 모여, 두 손 모아 가면서 아기 예수님과 함께 대나무처럼, 사랑을 외칩니다. 즐거운 성탄에, 얼굴은 기뻐하여 웃고 있어야 했으나 가슴은 울고있는 우리들에게 님의 사랑을 외칩니다.

        사랑의 한국시인-이민영시인 올림 *대나무는 위로 자랍니다 언제나 푸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