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마른 갈 꽃 흔들며--이민영/겨울행 열차 --이민영

LEE MIN YOUNG 2007. 3. 28. 12:53

(좋은시) (겨울시-3)(이민영의 광주를 사랑하는 시-23) 겨울행 열차

 


                내일을 기약하며 해를 배웅하는 억새들의 손짓-사진. 이미라 (光州, 사진작가 )님 촬영作

     

     

    가리나무 하러가자 (겨울행 열차)---이민영

     

    무등산이 조대담빼락 학 1동 사무소에 내려앉는다 

    동직원이 맬갑시 코스모스를 붙잡고 허공을 빗질한다

    그때의 남광주는 몸빼바지 끼리 골목을 냈고 월남치마로 전을 차렸다

    쥔내난 갈치가 전대 속에서 옹알하면  엄니 젖이 출렁거리고 

    어물전 도다리가  퍼덕거렸다 그랬다 갈길인데도 길은 걸음을

    재촉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을이 있었다 먼저 돌아서 외로워하면 갈꽃은 학동시장을 

    힘까시 안았다 내려놓을 수 없었다 총소리가 웅웅거렸다 담박질 했다
    고리땡 독꼬리 걸친 사내가  깨진 샤넬향수병을 어루만지고

    도청을 다녀온 아들의 혈흔이 울먹였다  이참과 저참에서 낮이 저물지 못했다

    저물지 못한 것들이 모여들고 

    驛舍의 가슴은 숨의 울음에 놀라 燈을 켠다

    솔山으로 가루나무 하러가자 솔가지도 챙겨서 단으로  재우고

    산깔 발대가득 들녘 덮어지도록  두엄 맹글어 놓자

    시한 내내 이랑마다 널부러지게 덮어 주자 

    서리도 괜찮다,  눈이라도 푸욱 내려  

    따땃하게 어루어 만져주자,

    봄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올때
    만남이었던 바람은 어디로 가는 것이며
    이별이었던 기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가루나무하러 간 적이 있는지요, 송산에 가면 소나무가 하늘을 휘젖고 우거진 가지 사이로 햇살이 삐약~ 하며 눈인사를 하지요.

    작고 고르게 빨갛게 익은 솔잎의 가리나무가 아버지와 아들들의 갈퀴를 기다립니다. 잔등마다

    나무사이로 널려진 솔의 낙엽, 가리나무,

    시골의 부엌에서 가장 귀한 땔감이었습니다. 오래전 우리 시골은 전부 나무 땔감으로 밥을 짓고

    방을 데우면서 시골의 겨울을 지냈습니다.

    가을이 되면 아버지와 모든 남정네들은 뒷산으로 올라가 나무를 했습니다, 나무를 잘라 도끼로 패 장작을

    만들기도하고, 잔 가지를 모아 단을 만들기도하고..

     솔잎 널려진 소나무 사이를 갈퀴로 긁어서 솔잎을 모으고...이른바 추운 겨울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그 해, 겨울 땔감으로 미리 부엌에 쟁기고 마당에 쟁겨서 월동을 준비하였지요.

    그 중 솔가지만을 채취하는 일이 바로 가루나무 랍니다. 이 가루나무는 솔잎으로 지방마다 가리, 가리나무로

    가루나무로 통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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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갈 꽃 흔들며--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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