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사람들문학 카페 행사

비슬산 참꽃 축제 시화전 및 시낭송회 작품 / 시사랑사람들

LEE MIN YOUNG 2007. 4. 19. 15:44
삐약 삐약--최진엽

오늘
선생님 꼬꼬가 목이 아팠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가 삐약이들 눈이
"똥그르~"
바라봅니다.
"선생님이 목이 아파서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해야해요."

"우리 아가 삐약이들도 조용히 하고
친구들과 소근소근 이야기 하세요."

"삐약(네)..삐약(네).."
창문 옆에 빼꼼이 서 있는
아가향나무가 듣도록
큰 소리로 대답 해 놓고선

금방 삐약삐약 합니다.
"ㅃㅃㅃㅃㅃㅃㅃㅃ
ㅃㅃㅃㅃㅃㅃㅃㅃㅃ삐약.."

선생님 꼬꼬는 울쌍입니다.
땡땡 은종도 울려보고
가만가만 입에 손을 대어 보지만
그 뿐.
뒤돌아 교탁도 가기전에

삐약~삐약~삐약~삐약~
삐삐약~삐약~삐약~삐약~
삐약~삐약~삐약~삐약~
<아가삐약이>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먹고 구름 한 번 쳐다보고
<선생님 꼬꼬>

"삐~이~콜록~~~~
(ㅎㅎ.감기걸린 삐약이)"
삐약~삐약~삐약~삐약~
삐삐약~삐약~삐약~삐약~
삐약~삐약~삐약~삐약~


최진엽
시인.시사랑사람들문학상수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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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의 봄날

전순자

눈물 넘쳐나도록
고운 진달래
응달 가득 메운 날

쉰 고개 넘는 아낙
저기는
봄날 이네유!

그 자리에
오르내리던 바람
아낙의 치마 속을 고루 드나드네
다시 봄이 출렁한다

전순자
시인.사천출생,교단문학 등단
시집.도반, 나목은 봄이면 펄럭인다, 춤 추는 달팽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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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서신梅花書信--서봉석


매화가 꽃 피웠단 소식에 겨울 가는 줄을 알고
꽃잎 우려 차 낸다는 말에 벌써 봄이 온 것 알겠습니다
풀끼 없는 가지로 달이 떠도 빛 마중할 꽃이 없고
봄이 와도 반가움 모자란다고 할까 봐서
추워서 빨개진 볼이 아니라 열 불 난 꽃 뜨거움으로
기어이 눈밭을 벗어나며 소리소리 터지는 매화


진정 봄을 그리워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겨울
찬 바람을 이겨낸 햇빛을 봄으로 보내 는 일이
사랑에 도화선을 심는 일인 줄 알아서
매화 피었단 소식으로 단장하는 산천초목
꽃잎 차 나눈다는 말이 가슴을 쳐서
눈 날리는 때의 그 쓸쓸함조차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서봉석
시인.경희대.문예비젼 연재작가
한맥문학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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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표 없이 온 봄

김지향


차표 없이도 불쏘시개 한 장으로 개찰구를
빠져나온 봄 한 덩이 마중 나온 뾰루지 같은
봉오리들에게 화덕 한 통씩 안겨준다
봉오리들은 일심으로 화덕에 불을 붙인다
지나가는 바람 한 필 끊어와 살 살 살 화덕
앞에서 밤 내 부침개를 뒤집는다


해가 하늘 기슭에 얼굴을 내민 뒤에야
뒤집힌 자기 몸을 본다
불침번으로 지켜준 나무에게 손을 흔들며
빵긋, 봉오리를 깨고 나온 진달래
만산에 활짝 불을 피운 봄 아침
녹 쓴 추억은 뒤로 밀리는, 햇살이 똑 똑
부러지는 빳빳한 젊음을 산새들도 아직은
어리둥절 구경만 한다


김지향
시인.前한세대/한양여대교수.한국여성문협회장.
크리스찬문협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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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련곡水墨採戀曲

김지숙

지난 밤
꿈 속을 다녀가신 그대,

일점 혈육 두지 못하고
정갈한 삶 살다 가신 그대,

두고 간 연잎 수묵화,
시 한수 받아드니
그대 서러움,
한숨 소리 온통 그 속에 묻어있다.

끝내지 못한 사랑이라
부르지 못한 사랑이라 더 서러웠을까

가는 빗줄기 연잎을 울리고
연잎 치는 바람은 벽이었다

연잎들이 일어서서 눈물 흘린다.
연잎들이 일어서서 내가 되었다.
연잎들이 일어서서 그대가 된다.


김지숙
시인. 평론가. 동아대/경주대 문창과지도교수.
동아대 인문연구소연구원, 다산초당 논술원장
설봉문학상 평론대상/시사랑사람들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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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릿재에서

이민영

짐을 지고 너릿재를 넘는다
장날이면 아버지와 함께 나뭇짐을 지고 재를 넘었다
오르는데 저 멀리 몰랑지에서 아버지가 손짓한다
나보다 더 많은 짐을 지고도 벼락같이 올라가서
날 보고 계신다
오늘 따라 짐이 무겁고 보챈다
아이들이다
애들아 가만히 가만히 있어라
발 잘못 헛디디면 발이 까징께
큰애 작은애가 촐싹 촐싹 뜀뛰기도하고
싸우기도하고 떠든다
애들 이야기 듣다 보니
나도 어느새 재 몰랑지에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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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이 민 영

아름다운 이별이 어느 날 이야기하기를
그대를 두고 떠나는 가슴은 이별이 아니고
잊혀질 사랑의 기억이라고 했다.

이별은 찾아와
사랑 속으로 찾아와
이별이 되었다.

이별은 쓸쓸하여
잊어야 할 존재의 연민으로 남겨지는 때
시간의 아쉬움이라고 했다.
세월 앞에 휘둘리면서도
절절한 사랑에 울고
그 이별 속에서 숨 쉬고 있었음을 잊지 않았다.

언제인가 우리들이 모른 체하고 지나치는 그 날
상실보다 얻어질 인생 앞에서
또 하나의 사랑에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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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히 피는 봄

이민영李旻影


분홍이 머물다가 간 산마루에
님은 계신 줄 알았습니다
모락 모락 산 눈물이
새벽 길에 머뭅니다
돌아서면 길 모퉁이에
남아있었을 꼬까비였는데
피어오른 꽃베루 마다
제 청혼은 받아주신 것을 생각합니다
처자는 더욱 없고
바람 나 도망갔다는
준희이모 소식만 들려옵니다
어디 이 봄만 철 이겠습니까
철수아재가 경운기를 팽개치고
뜀박질을 하자
무단히 피는 봄이라고
경운기는 통통소리에다
진달래를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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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색시

김복수

구름이 간다.
어떤 날은 해 가리고
어떤 날은 달 가리고
어떤 날은 별 가리고

구름은 내 색시

너 따라 가고 싶어
방랑의 배낭 지고 있었지
가고 싶으면 떠나고
머물고 싶으면 머무는
동서남북 나그네

어느 날 너는 바람의 색시

가려거듣
눈이 되여 비가 되여
바람 따라 가보구려

더러는 잊는 날도 생각 합니다.

김복수
시인.월간시사문단문학에 작품발표 활동
<시사랑사람들문학>에 시 <꽃샘>이 추천
시사랑사람들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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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초등학교 34회--이재순

벚꽃에는
초등학교 운동장
머리 속에 들어 있어요
재미있게 놀던
아이의 가슴이 눈송이처럼
들어 있어요

어린 시절 봄소풍이
들어 있어요
하얀 눈꽃과 함께 놀고
꽃잎 날리여
눈 운동장을 선물해주었고요

열매가 이뻐서
두손 곱게 따 먹을때면
이파리가 아이 좋아라
울긋불긋 때때옷을 입혀요
밤색 크래용으로
너도 나도
풍경화를 그렸었지요

아산초등학교 34회 얼굴이
모두 모여있는
봄에 피는 꽃이에요

이재순
월간 신춘문예에 작품 발표 활동
시사랑사람들문학에 시 <새파란 물>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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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언덕에 다시 뻐꾸기 울어

이은심


청구언덕에 다시 뻐꾸기 울어
봄이 왔음을 石碑 아노라
저 뻐꾸기 頭輪山 영 너미
아싯골 옮기는 울음소래
풀빛 시샘 더옥 짙어 청록빛!
아껴둔 언덕이 내 고향이라

자유녹음 황금깃털 산천에 뿌려
잘잘잘 흐르는 냇물소래
도홧골 가는 길에
살구꽃도 흔전만전,
고래지붕 번창하든 꿈의 盆地!
성장의 恩德 입은 내 고향이라

이은심
시인.녹색번역의 집대표
동국대영문학과졸.월간 문학으로 등단
시사랑사람들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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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정재수(彦谷 鄭載守)

연분홍 꽃잎 그대로 품고 오는
그대 모습은
산기슭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속에
신기루처럼 보이고

옷깃을 헤집는
꽃 바람 스치는 4월의 길목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그대
그리움 잡고 기다려 본다

여미는 꽃샘바람에
하얀 벚꽃잎 날 리우고
변환의 아름다움은
쉴 날이 얼마 없는 자기의 몸부림처럼
춤을 덩실거리는데

꽃향기 가득한 비슬산 오는 길
그다지 멀지 않을 진데
꽃 피는 길목에
연분홍 마음 내려놓고

참꽃 화사한
벤치에서 어제도 오늘도
꽃잎 주워 방석 깔고 그대 기다림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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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수
시인.경남대.한울문학 부회장
한국활공협회 페러글라이딩파일럿 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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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처녀 진달래

정영희

단내 바람 속
젖은 이야기
속치마 폭 겹겹히 쌓인 부끄러운 웃음
터트릴듯 말듯 흥건하다

풀숲 여기 저기서 열매가 되지않아도 좋다는
혼절할 그리움이
시방 눈 속에서 뛰쳐나오는 그리움이
시선을 닫아버리려는 어느 각시방의 창문 앞,
움직일 수 없다.

봄 흔들어 놓는 바람 떠나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다.


동백꽃 -정영희


기다림으로 목 말랐다네요
겨울 가뭄에도
꽃샘 추위에도, 오늘 햇살 가득한 창에다
물들인 연서 쓰고 있다네요
부끄러워 아직도 멍울졌다네요
안테나 세우고
주파수 맞추며
지지직 수신음 기다리며, 바람 자고
햇살 따스해졌어요
바로 꽂혔나보네요
큐피트의 속도를 따라 서둘러 피워보세요
금새 없어질 불화살 같을 뒷자리는 몰라요
오래갈 핑크빛으로
화 ~ 알 ~ 짝 요




정영희
시인.혜정(慧淨)
월간 H.U 문학(2006.3 )에 [빈집이 되어외4편]발표 활동
시사랑사람들문학에 시 <불루노트>가 추천됨
시사랑사람들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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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타는 꽃불은 누가 지르나

曉烱/崔 順 子


비슬산 산자락에
꽃 등을 걸다가
어느 처자가 불을 질러대는가
온산이 불바다니
어찌할거나
두견 주 서너 잔에
발그스름 물들은
나도 꽃 되어 맞불 지르니
발 딛는 자리마다
꽃물이 톡톡 튀면 어찌할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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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시인.한맥문학 등단
한맥 문학작가상 수상, 세계시인대회서울집행위원
시사랑사람들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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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피던 봄

한 휘 준

연분홍 진달래꽃 살짝 웃음 웃던 길
우리는 푸른 들길을 지나고 개여울 건너
한아름 참꽃처럼 얼굴에도 꽃을 피우며
손에 손잡고 가슴에 꽃물이 들도록
뻐꾹새 울음에 발걸음 맞추어 가며
진달래 능선을 손잡고 넘어 왔었지

타박타박 콧노래 부르며 돌아 올때에
서산에 저녁노을 복사꽃처럼 피어 올랐다
밤하늘에 별들이 보석처럼 빛나게 될때
떨어지는 별똥별을 갖고 싶다는 그녀에게
우리는 다음에 참꽃보다 빛나고 눈부신
한아름 가득 별을 따러오자고 말했네

평생에 지키지 못할 가슴 속 아픈 약속
두고두고 후회할 순진한 사랑을 했네

............
진달래 능선에서

한 휘 준


지천으로 붉게 흐드러진
진달래 꽃 능선에서
그녀 생각이 발을 걸어서 넘어 졌네

진달래꽃보다 앙증맞은 입술의 그 소녀가
사랑 한다고 사랑 한다고
가슴 속 묻어 둔 푸른 밤 풍경소리처럼
파르르 떨리던 고백 차마하지 못하고

애꿎은 진달래 꽃잎만 자꾸 따서
오물오물 삼키던 그 호젓한 산속 길
어설픈 사랑의 뿌리 엉긴 추억이
오늘 갑자기 내 허리춤을 당겼다

바람에 흔들리는 진달래 꽃술마다
이처럼 향긋한 그대 그리운 사랑이
흔들리며 피어오르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었네

나는 진달래 8부 거친 능선에서
일어 날줄 모르고
펑펑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진달래꽃 따서 입에 물고서
...

한휘준
계간 시세계에 작품을 발표활동
저서.사랑 그 아름다운 말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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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사람들
중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