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더욱 따듯한 사랑을 위하여
이민영李旻影
겨울이 햇살에게 그림자처럼 겸손해 할 때
바라다 보시면 보여드리기 여러운 소년이라
침묵은 소망의 부끄러움이라는 듯
잠을 자지못한 그리움이 송이송이 내리면
더욱 따듯한 사랑을 위하여
두고온 풀씨까지
사랑의 오후를 안고있다
기억의 채찍질은 기다림에 순명하는 정제된 감동
나를 설명하는 나의 역사는
이맘때쯤이면 읽어주는
눈보라 속 독경인 것을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오른다
입은 방글거리며 새처럼 지저귄다
소녀였고
홍실 매단 눈망울은 외로운 하늘을 덥혀가는 가슴의 빛
초롱하였으므로
더욱 따듯한 사랑을 위하여
나의 님이며
사랑을 위하여 소녀였고
이슥하도록 따습고 부끄로운 자태가 청순 앞에서
아기처럼 몰려와
인생은 그 여분까지도
사랑하노라고 웃던
더욱 따듯한 사랑을 위하여
나의 님이며
겨울엔 사랑을 위하여 소녀였고
정갈하여라 맵시마다 순백으로 춤추는 나비
지성(知性)이 꽃이 된 이야기
더욱 따듯한 사랑을 위하여
나의 님이며
사모하여라
동결된 언어의 땀이 바람 앞-겨울 눈 한방울까지도
그것은 흩어지고 모여드는 회고
게으른 진리를 깨워가는 새벽으로
대지는 포근해졌고
숙고는 평원에서 눕다 간다
옹알거리는 바람 앞에 '어머니구름무리'가 밀려온다
소녀와 소년이 놀고 햇살이 내려와 싹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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