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이민영의 수상)

11월의 사랑 / 이민영

LEE MIN YOUNG 2008. 9. 2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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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의 사랑--이민영李旻影 기억이 잊혀지지않는 십일월의 길에서 가을도 잊지 못하여 혼자 걸을 때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세월의 십일월 안에 사랑은 가을을 새기고 계셨으니 새겨진 십일월은 제게서 잊혀지지 않을 약속된 님인 줄 알았습니다. 푸르고 황송하던 여름이 붉어지고 산촌마다 사랑한다는 이야기가 올망졸망 그대를 노래할 즈음 그대 입술은 무언가 중얼거릴 듯 십일월 한 가운데 휘날리듯 떠 있습니다. 초월한 서리의 모습은 순결합니다. 세상의 추운 것들은 손을 잡고
    가난한 제 어머니의 초가지붕을 안고 있습니다. 붉은 것, 오색창연한 단장, 흐르는 것, 이 모두를 물리친 지금은
    경건한 기도입니다. 그대의 체취는 저처럼 고요해집니다. 희망을 새기며 흐르는 냇물에서 조약돌이 되었던 여름이 모여듭니다 묵은 풀냄새가 가을의 흔적이 되어 가슴에 남습니다 남겨진 것들은 옹기종기 이삭이 되는 추억을 지펴 겨울을 데울 준비를 합니다. 나무가지마다 이파리들로 무성한 듯 11월은 혼자서 뜨거운 가을불이 되어 그대를 데웁니다. 가슴불로 사연을 데울 이 겨울에는 그대와 함께 지내겠습니다.

(문경란시인님의 홈에서 , 이민영 선생님의 詩를 옮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