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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녀에게
이민영
봄이 만개한 날은 하늘도 봄입니다.
물대가 산으로 올라와서 수풀이 됩니다
초록 빛 아침 이슬이
안개처럼
나비들 군무 속으로 깔리면
속삭임같은 춤이 햇살 결을 받아 하루를 열어 가는
소녀의 날입니다
소년은 님을 뵈옵니다.
서울 외곽을 지나 산성에 이르면 계곡물이 봄으로 흐르고
노래가 흘러 찻집이 되는 날
뒷덜미까지 가득해버린 여름을 맞으려는 울림,
봄 노래가 산 모습이 된 울림,
숲에서 님을 뵙니다.
연두빛으로 곱단해진 소녀의 얼굴
홍조만큼이나
눈 웃음이 하늘 가득한 파랑, 미소로 달려 듭니다.
봄은 소녀를 부르는 숫자만큼 다가 옵니다
새롭게 돋아나는 싹으로 지평의 능선에도 있고
능선 위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저 둔덕에
둘이는 무수한 소년과 소녀의 이름자를 새겨 둡니다.
봄이 된 소녀는 봄의 소년에게 이야기 합니다
무서리 내린 겨울로 피워낸 노란 싹들이
설레임 가득한 눈망울 마다 소녀가 오실때
소녀 가슴에 이름은 꽃반지라고
소년의 가슴에 소녀는 나비라고
파랗게 솟 오름치는 이봄 싱그러운 오늘이
내내 추억의 오늘이 되도록
손가락에 풀꽃반지 이름을 새겨 둡니다.
소년은 다가가 소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풀꽃반지를 끼워 주고
이름자를 새겨 둡니다.
소년의 소녀는
소년의 연인이 되기위해
봄 속에 있습니다.
*over the hill 에서
後記 봄이 내 소녀이기를 소망하는 먼 잔등 풀잎들, 살랑거리는 바람 결 마다 미소가 넘치는 날들입니다. 파란 것들은 戀人이 됩니다. 소녀는 소년의 소녀가 됩니다 지워지지 않을 추억이 되려는 오늘이 수 없이 지나 갑니다...내일도 내일도 오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처럼 少女의 少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04.4.15일 광주산성over the hill 산장 카페에서.이민영.
編輯(그림과 사진은 송파의 윤효갑/전주 박지영님이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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