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사순성가 121 /한 많은 슬픔에/ 사순절 성가와 감동, 그리고 회개 -강희근

LEE MIN YOUNG 2011. 3. 28. 19:06

 

 
한 많은 슬픔에| ㅣ님의♡찬미
청하사랑 조회 6 |추천 0 | 2010.02.01. 07:44



 



 

 

 


 

 

 

 

 

 

 


......................................................

사순절 성가와 감동, 그리고 회개

강희근 ( HOMEPAGE ) 03-08 10:12 | HIT : 616
사순절 성가와 감동, 그리고 회개

사순절이 시작되면 내게는 사순절 성가의 멜로디가 가슴 깊숙히 들어 앉았다가 샘에서 물 솟듯이 솟아 나온다. " 한많은 슬픔에 탄식만 하오며/ 십자가 우러러 구슬피 우오니/ 인자한 우리 구세주 내 영혼 위로 하소서 / 오 주 예수 영혼의 빛이여 불쌍한 죄인 돌보사 위안해 주소서"
성가 <한 많은 슬픔에>1절이다. 멜로디는 기도하는 소리로 가슴 밑바닥을 쓸어내리며 아픔의 잔잔한 바람 일으켜 세운다. 거기에 눈물 주루룩 볼 타고 내리고 영혼은 순백으로 씻겨져 아침 햇살처럼, 이슬처럼 빛나고 있다는 느낌에 든다.

이 성가는 가사와 곡이 한 치 틈없이 일치해 있어서 영혼을 흔들어 주는 감동에 와 닿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나의 이 성가 체험은 제법 오래 쉬다가 교회로 돌아온 그해 첫 사순절에서 시작된다. 처음에 이 성가는 손수건 펄럭이듯이 펄럭이며 다가와 주었다. 나는 한동안 혼자 있을 때는 사순절 성가를 주로 불렀다. <지극한 근심에> <수난 기약 다다르니> 등 순명과 회개로 이어지는 곡들인데 부르는동안 이나 부르고 난 뒤 얼마간은 꼭 천국에 앉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기도이기도 했고 피정이기도 했다.

이 무렵 성령 운동에도 힘을 쏟아내면서 어깨 들썩거리는 기쁨과 평화에 시간 흐르는 줄 모르기도 했다. 때 맞추어 서울에서 친하게 지내던 능력있고 재주 넘치는 s후배가 착 갈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지금 자기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안면 신경의 공급 부위 손상을 입고 인생이 침몰하는 심각한 지경에 있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사고 직후에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신속히 병원에 닿지 못하는 바람에 끊어진 신경 찾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사고가 있기 얼마전에 들었던 나의 성령체험이 떠올라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나는 진주 칠암본당 주임으로 계시다가 서울로 가신 p신부님 전화번호를 불러주고 그쪽으로 연락하여 성령 세미나를 받거나 안수기도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사순절 성가를 지금부터 부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내 의견을 말했다. s후배는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을 해주었다. 그는 전날 우리나라 시인들의 대부였던 k선생님을 찾아뵙고 상의를 드렸는데 안타깝다는 것과 기도해 주겠다는 말씀만 하시더라는 것이다.

나는 전화 중에 "연약한 내 영혼 괴로와 하오니/ 고통을 덜으사 위로해 주소서 / 영혼의 깊은 상처를 성혈로 씻어 주소서/ "하고 그냥 성가를 불러 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는 안수도 받고 얼굴에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은총도 받고, 무엇보다도 영혼이 착해지는 은사를 듬뿍 받았다.

나는 사순절만 되면 눈물과 감동, 순결한 영혼이 합주해 내는 신비로운 은사, 그 흰빛깔 정서에 싸이게 된다. 그렇지만 이 은사는 은사일 뿐이지 회개가 아니지 않는가.내 손에는 지금 이해인 수녀님의 사순절시 <또다시 당신 앞에>가 들려 있다.

"해마다 이 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 생략)

뒤로 갈수록 더 깊이 살피는 성찰의 흐름이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건드려 준다.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는 정작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작성해야 옳다는 생각이 든다.
"주님, 주님, 당신께 매달리는 성가의 애달픈 멜로디가 감동과 순결의 회오리를 일게 하지만 주님, 기도에 느리고 언제나 내게 관대한 이 몸으로 어찌 당신의 눈물에 가 닿을 수  있겠습니까? 회개하게 하소서, 눈물에 값하게 하소서"

이 간원은 다시 성가 <지극한 근심에>로 바뀌어 통절한 아픔으로 흐른다. "지극한 근심에 짓눌리는 예수/ 올리브 동산에 깊은 침묵 속에 /간절한 기도를 성부께 드리시네/ "


                                                     강 희 근(요셉, 시인 경상대학교 교수)





'글과 덧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우(赤雨)--이민영   (0) 2011.04.18
사순절, 아베 마리아   (0) 2011.03.28
117번 지극한 근심에  (0) 2011.03.28
음악  (0) 2011.03.28
바위채송화 / 이민영  (0) 201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