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화백畵-산사 가는길 2006.05.04 作,석탄일 奉祝 이민영시인의 시-적우詩畵)
적우(赤雨)--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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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없이 들판에서 제 혼자다
혼자 세상의 비를 안는다
눈덩이를 치워내고 계절을 세어가면서
뜨락은 무릇 生命을 담기 위한 봄이었고
빗물 담을 독을 짓는 노승(老僧)의 가슴에
빗소리만 아우성이다
고뇌 떨쳐내는 빗물 하나 담는다는 것이
理性의 빗장을 여는 만큼 가슴도 적셔야하는가
내리는 빗살에서 사계(四界)의 경(境) 끊일 줄 모르고
가을이 오는 낙엽의 사랑도 비에 젖는다
살아 온 세월에 가두어진 삶의 체중이
끈 풀린 추처럼 내려지는 배설의 역동
뱉지 못한 통증, 쏴아 빗속으로 보낸다.
어둠은 땅 속에서 잠을 자던 비의 인연이
하늘 끝자락에서 이곳까지 오실 때
지평 돌아 설 때마다 밀려드는 허무
머무를 수 없는 허공이여
기억하여야 할 때 떠나는 그대 흔적
바람 애린 촛불 아래서도 깨닫지 못하고
일생 이루어 만들어 놓은 강물에서
만파(萬波) 가득한 호수가 되는가
회상은 언제나 숨죽이며 돌아 갈 강기슭에 머물다
날갯짓으로 허공을 부셔내는 승화의 기세
쌓아두는 일 멈출 수 없을 때
허물어지는 빗방울마다
행복한 경(經)을 읽고 있으니
한국 대화가이신, 이금용 화백님께서 5월 4일, [작품 부처님 오신날 봉축- 산사 가는길] 그림을 올립니다.
詩畵 사용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무릇'=衆의, 대저 이르기를, 적우는 가수 적우 이름에 對한
적우 [붉은 비]와 같습니다. 적우의 '心像=이미지'는 '내리고 쌓아 둔 우수'이자
'사랑의 환희인 쏟아지는 사랑'입니다. 우수에서 삶의 환희에게 다가가
曲線을 그리는 그대의 단어입니다. 오늘의 '赤雨'는
'우수에서 생동하여 넘친 삶' '그 삶의 전환으로
되돌아 오는 '苦行과 修鍊의 시어인 연인의 詩 적우 1편을 써서 보내드립니다.
Schubert / Piano Sonata No.20 in A major D.959 - II. Andantino
Maurizio Pollini,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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