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물 / 이민영

LEE MIN YOUNG 2011. 4. 19. 21:09

물 / 이민영

 

혼탁과 순수 사이에서 철새가 흐느낀다

버릴 줄 모르며 주워담는 귀의 가슴은, 외면은 몰라,

한동안 종착역에서 더 갈 수 있으리라던 착각을 사랑했었지

굽신거리며 무너지는 염원은

스스로 일어서는 직립의 각성이 방울방울 맺혀진

공허한 바다, 

혼절해지면 가슴이 되고

사랑이 되면 먼 땅을 돌아오고야마는 약속이 된다.

 

이 세상 끝과 하늘에

타고남은 재가 물이 됩니다.

그리움이 되면 물이 됩니다.

 

201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