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간의 다림질 2 , 옛집에 들러 -이민영
(삼짓날에 뵙지 못하여 유월에야
맹강 덩굴로 뒤덮은 아부지 묏둥을 벌초하였습니다.)
동네 핸팬짝 옛집사립문을 여니 아부지가 깔망태를 들고
외양간에서 나오시던 것이었습니다.
잘게 썬 짚풀에 쌀겨 버물러 쇠죽을 쑤니
솔가리와 장작이 파닥거리고 섶문새로
한데바람은 정개를 떠날줄 모릅니다.
하얀짐이 항꾼에 솥뚜껑을 열자
부지깽이와 솔가리가 두손을 맞잡고
피식피식 웃어예는 솔낭구 소리에도 발바닥이 간지럽다고
타다닥 콩 소리로 시한날이 붉어지도록, 궁댕이는 메주처럼 익어갑니다.
-빠침, 도롱테, 구슬, 때까우, 멍멍이, 이시거리가 마당에서 춤추고
쇠비름,자운영,강아지풀,독새끼,시앙치, 맹생이들이 달려와
살곶이와 들녁의 이름을 채워 넣습니다, 해질녁 아부지의 쓰르라미 노래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다우다 몸빼입은 엄니가 살사춤을 추는, 파란 새악시처럼 뜬금없이 웃고있는 거지요.
저 초록이 붉어지도록 아가는 방구를
뀌대고, 밤은 노랗게 밝아 옵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幸福한 사랑1 원글보기
메모 :
'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서 교황님의 말씀,주님께서 주신 사랑.아름다운 메세지 / 이민영 (0) | 2014.08.15 |
---|---|
[스크랩] 이민영의 사랑시 4, 이순간의 다림질-- 이민영 (0) | 2014.08.12 |
[스크랩] 이민영의 사랑시 3, 이순간의 다림질, 옛집에 들러 / 이민영 (0) | 2014.08.10 |
[스크랩] 이민영의 사랑시 3, 이순간의 다림질, 옛집에 들러 / 이민영 (0) | 2014.08.10 |
[스크랩] 이민영의 사랑시 3, 이순간의 다림질, 옛집에 들러 / 이민영 (0) | 2014.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