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정은
나의 교정은 빨갛게 물들고 있다
적동색 파랑색 핑크색 하늘색 보라색
회벽의 당색이 모두 발갛게 물들어 간다
파란잎 속에 얼굴 들이 피어 나오고 병아리처럼 애틋한 이야기들은
햇살 가득한 봄 빛을 안고
연두 빛에 물들다가
옆구리로 다가가서 만진다
교정은 어느새 봄이야기들로 가득하고
봄 이야기들이 만들어 놓은 오월의 하얀 웃음으로 가득하고
웃음이 만들어 놓은 여린 꽃들로 가득찬다
꽃은 이내 빠알간 꽃, 꽃이 되면서
교정의 운동장 만큼을 덮어 간다
수도 없는 꽃과 잎들의 이야기가 이내 바람을 따라
지펴간 아지랑이를 닮아 가면
비로소 하늘이 열리며 다가오는 미소들
靑天의 소나기가 된 그대의 노래
"선생님~! 그래 애들아~!"
스승의 날입니다.
"오월에도 보름날을 날을 잡아서 세종 날을 스승의 날~"
스승의 날 노래가 울립니다
그 예전에 스승의 날 노래입니다
울 선생님도 부르시고
나도 부르던 선생님의 날입니다.
좁다란 학교 길 우산 셋이 걸어 가면
이내 가득해지는 길
가방을 등에 메고, 벗들과 어울려, 길가로 늘어 학교를 가면
이내 산골의 아침은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하면서
저 멀리서는 동리의 어미소 울음이
내친구의 목소리가 되던 길입니다.
교실에 들어서면 칠판 앞에 언제나 다정한 선생님
그 시절이 그리운 만큼이나
고향도 친구들도 그리워집니다.
우리들 만큼이나 그리운 얼굴들이
그날이나 지금이나 저 교정에는 변합없이
찾아와 노래합니다. 그리운 얼굴이 웃습니다.
교탁 위에는 님이 있고, 둥그런 얼굴 그만큼의 미소는
봄 햇살이 되어 교실안으로 가득합니다.
창문 너머 운동장의 한 켠에는 그대의 목소리,
님의 사랑하는 목소리,
넘쳐 오르고,
아이가 되었습니다
님도 저도 모두
아이가 됩니다
어느새 우리들은 운동장을 뛰어 다니며
햇 고동색 바지 저고리에
하얀 칼라로 수 놓아진 아이와 아이들은 웃고 뛰놀며 첨벙 대며
동요를 부릅니다.
아이의 미소는 아빠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을 닮은 아빠이고, 선생님이 되신 엄마의 모습입니다.
"2학년 3반 모여라~~~"
"애들아 이리 온 여기 화단에 개나리, 꽃 나무에 물도 주고~
"저기 채송화밭 봉숭아밭, 잡초도 뽑아 주지 않으련~"구구법은~"
"봄 꽃이 피웠다~조용히" 조용히~~숙제."
"오늘 청소 당번"반장"식이"
덥석부리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 주며 언제나 미소만 짖던 님.
잘못해도 미소, 잘해도 미소,숙제를 아니해도 미소,떠들어도 미소
말을 듣지 않으면 화라도 내시련만 그래도 다정한 미소.
그러나 막걸리는 유난히 좋아하신
나는 막걸리 심부름,조그만 주전자
한 되 박짜리,그 막걸리 심부름 할 때마다
철수랑 한사벌 정도는 빼묵은거 아시나요^^
선생님 이제 고백한답니다"
플라타너스 길 옆에서
지난 날, 낙엽되어 이내 갈곳을 잃은 작년, 그가을 낙엽이
바람도 자고 가는 오후를 내내
뒹글며 걸어 갑니다.
나의 가을을 추억하고,
나의 어린 날로 오가고,
아이와 아이가 된 선생님과 선생님의 아이들은, 내내,
봄 날 그림자가 교실 뒤 담을 넘나들때까지
나의 교정은 선생님과 함께
그 날로 돌아와서
같이 합니다
李旻影'의 나의 교정에서'
.................................................
은사님이신
전종석/정은식선생님!!
뵙지 못해 송구 하옵니다
사느라 뵙지 못하오나
마음은 항상 기도 드리오며
언제나 강건하시고
행복 하소서
불초 旻드림
사진으로 나마 선생님의 건강한 모습을 뵈오니
눈물이 앞을 가리도록 기쁘옵니다
내내
옥체만강 하시옵소서...影
내내
옥체만강 하시옵소서...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