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 나무, 우리나라

황진이와 조선여인 삼작노리개 해설

LEE MIN YOUNG 2006. 10. 27. 23:28








이별을 서러워 하는 여인이 ‘한양 낭군님 날 다려가오 나는 죽네 나는 죽네 임자로 하여 나는 죽네’하고, 눈물겨워 하면 사내는 ‘네 무엇을 달라느냐, 네 소원을 다 일러라 노리개치레를 하여 주랴 은조로통 금조로통 산호가지 밀화불수 밀화장도 곁칼이며 삼천주 바둑실을 남산더미만큼 하여나 주랴’하면 여인은 ‘나는 싫소 나는 싫소 아무 것도 나는 싫소 금의옥식도 나는 싫소’하고 애절해 하는 정경이 경기가요 <방물가>가사에 나와 있다.


자기가 짓밟은 여인의 순정을 하찮은 돈 따위의 힘으로 덮어 버리려는 사내들의 노리개치레가 집치레?세간치레?의복치레와 함께 예부터 한국 여인들에게 이만저만 매혹적인 재물이 아니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원래 여인들의 상의에 단추 종류를 비롯한 금은보옥의 패물들을 장식하는 유습은 이미 고려시대에도 유행되고 있었던 모양으로, 매우 세련된 이러한 고려 패물 종류들이 지금도 고려의 옛 무덤에서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노리개의 근원은 이보다 더 먼 옛날에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삼작 노리개를 비롯한 격식 차린 조선시대 노리개 양식에 해당하는 고려시대의 유물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지만, 아마 다른 문물이 그러했듯이 당,송,원,명의 중국 장신구 양식이 오랜 동안에 걸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쳐 오는 동안 이 외래양식, 특히 원나라 몽고족의 혼례 조도품과 기타 장신구에서 온 큰 영향이 우리 민족정서 속에 점진적으로 정리 순화되어, 한국 삼작 노리개 양식이 자리잡혀 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조선시대 초기에 이르면 부녀들의 한복 양식이 외래풍의 혼탁으로부터 점차로 국풍화되어서 현행 복제의 자리가 잡히고 따라서 여기에 조화되는 대?중?소의 삼작 노리개를 비롯한 조선시대 노리개 양식이 확립되었던 것이라고 짐작된다.
어쨌든 조선시대의 여인들은 귀족이건 시민이건 기녀이건 숙녀이건 그 집안지체에 따라 그리고 처소와 예법에 따라 훈장보다 오히려 자랑스러운 노리개를 가슴에 달고 다소곳이 기품을 가누곤 했던 것이다. 제각기의 가슴에 달린 노리개들은 경우와 처소에 따라 하나의 예장 구실을 했지만 그 노리개들의 격조나 취미를 살펴보면 그 집안의 가도나 그 여인의 교양이 드러나 보였던 것은 마치 요새 저고리 적삼에 다는 브로치의 선택이 그 여인의 인품을 드러내는 경우와 다를 것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상류면 상류대로 밀화불수나 산호가지, 청강석이나 비취삼작 또는 황금투호 같은 화사한 노리개를 자랑삼기도 했고 서민은 서민대로 수수한 은삼작에 아롱지는 칠보무늬의 조촐한 아취를 아껴서 이것이 오히려 소담한 서민사회의 여인 풍정을 돋보이게 해주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조선시대 노리개의 매력은 무슨 권위나 호사에 있는 것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다양하고 복잡한 듯하면서도 주제가 통일되어있고 화사하고 뽐내는 듯해도 따지고 보면 한국의 어진 젊은 어머니들의 마음처럼 착하고 담담하고 복된 표현이 그 아름다움의 생명이라고 해야 겠다. 중국의 장신구처럼 거의 절대라고 할 만큼 정세하게 다룬 표현, 그리고 권위와 완성의 지겨움이 우리 노리개에는 없다고 해야 겠다. 육간 대청이라도 좋고 삼간 두옥이라도 스스러움이 없는, 말하자면 각기 분수에 맞는 화사와 절도있는 영광이 시새움도 오만도 없는 부푼 가슴 위에 편하게 자리잡아 온 것이다.


단순한 것 같아도 이러한 한국 노리개들을 분류해 보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순금 또는 도금으로 만든 금삼작, 순은 또는 여기에 칠보장식을 수놓은 은삼작, 백옥을 비롯해서 옥 종류로 만든 깔끔한 옥삼작, 주먹만한 밀화덩이나 산호가지 그리고 청강석이나 옥나비 중 세 가지를 곁들인 호사스러운 대삼작, 청강석,산호,밀화로 만든 불수촌이나 산호가지,밀화덩이,옥나비의 콤비로 된 중삼작, 비취,자만옥,백옥,산호,청강석,밀화를 재료로 나비,호도,동자,가지,호로병,박쥐,투호 등을 주로 만든 말하자면 약식의 소삼작등으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노리개들을 꼬아달기 위한 비단끈과 비단술은 연초록,자주,노란색,진홍색,남색 중에서 몇 가지 색채 또는 단색을 가려서 쓰여진다.


이것을 꼬아 매는 매듭도 도래매듭,납짝이매듭,나비매듭,잠자리매듭,생쪽매듭 등이 있다. 술에도 딸기술,낙지발술,방울술,방망이술 등이 있어서 그 표현애와 전통이 이만저만 깊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삼작 노리개란 말은 세 가지의 노리개를 한 단위로 모아 만든 노리개란 뜻이 된다. 말하자면 그 만든 재료에 따라서 금삼작,은삼작,옥삼작이라고 구별하기도 하고 그 크기나 격식을 따져 대삼작,중삼작,소삼작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한편 노리개의 주제를 따라서는 박쥐삼작,불수삼작,동자삼작,장도삼작으로 부르고 또는 삼작 노리개가 세 가지 종류의 주제를 콤비로 해서 표현했을 때는 가령 동자,바늘집-방아다리,은삼작이라고 구분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삼작 노리개 중에 소삼작은 예장이 아닌 경우에도 달 수 있고 평상복에 쉽게 장식할 수 있는 단식 노리개들, 예를 들면 옥장도,은장도 또는 향낭 같은 것도 있어서 마치 요사이의 브로치나 양장의 액세서리 같은 가벼운 단자에 애용되기도 했던 것은 기녀나 소첩으로 보여지는 혜원의 미인도에 나타난 패용 예로써도 짐작이 간다고 해야 겠다.

즉 노리개란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부녀자들의 장신구를 말한다. 노리개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유행한 목걸이와 귀걸이를 대신해 조선시대에 널리 애용된 여성 장식품이었다. 패물·매듭·술·고리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주체부가 되는 패물의 재료는 금·은·백옥·비취·산호 등이 기본이었고, 형태도 정사각형·직사각형·원형·꽃무늬 등으로 다양하였다. 패물과 술이 한 개이면 단작 노리개, 세 개이면 삼작 노리개로 불렀다.
실용적인 노리개도 흔했다. 패물 대신 사향 주머니를 달은 향갑 노리개는 정원이나 동산을 거닐 때 뱀의 접근을 막아주었고, 체했을 때에는 사향을 물에 타서 마시는 응급용품의 구실을 했다.
이밖에도 은장도를 달은 호신용 노리개, 바늘통을 달아 맨 노리개도 흔했다

삼작(三作) 또는 단작(單作)으로 띠돈帶金 ·끈목多繪 ·패물 ·매듭 ·술 등 5가지로 되어 있다.
- 띠돈은 가장 위에 있는 고리로서 노리개를 고름에 걸게 만든 것인데, 재료는 주로 금 ·은 ·백옥 ·비취옥 ·금패 ·산호 등이고, 모양은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형 ·화형(花形) ·나비형 ·사엽형(四葉形) 등과 화문(花文) ·쌍희자문(雙喜字文) ·용문 ·불로초문 등의 길상(吉祥)무늬를 사용한다.

- 끈목은 동다회圓多繪를 주로 쓰는데, 띠돈과 패물 ·술을 연결하며 매듭을 맺는다.

- 삼작(三作) 노리개는 3개의 노리개를 한 벌로 꾸민 것으로, 대삼작(大三作) ·중삼작(中三作) ·소삼작(小三作)으로 구분한다.


- 대삼작 노리개는 가장 호화롭고 큰 것으로 주로 궁중에서 사용하였고, 중삼작 노리개는 궁중과 상류계급에서, 소삼작 노리개는 젊은 부녀자나 어린이들이 사용하였다.

- 단작 노리개는 삼작 노리개 중의 한 개를 따로 달거나, 처음부터 하나만으로 만들어진 노리개이다.

노리개의 색조는 삼색(三色)을 비롯하여 12색에 이르는데, 삼작 노리개는 홍색 ·남색 ·황색의 3색을 기본으로 썼고, 분홍 ·연두 ·보라 ·자주 ·옥색 등을 쓰기도 하였다.
노리개의 위쪽인 다양한 매듭이 있는 부분은 짧은 저고리의 길이와 비례하고 길게 드리운 술 부분은 긴 치마의 길이와 같은 비례로 하여 일종의 함수관계를 이룬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들은 몸에 향을 지니기를 좋아한다.

현대 여성들은 액체로 된 향수를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여러 가지 향 가루를 섞어 고형으로 빚어 구슬모양을 만들어 금, 은빛과 색깔을 올리거나 색실로 망을 떠서 구슬을 감싸 줄줄이 꿰어 줄향으로 꾸미기도 하고 원형, 4각, 8각 등으로 빚어 향주머니에 담거나 향갑에 담아 장신구로 몸에 지녔기 때문에 은은한 방향이 몸을 감싸는 듯 했다.

대체로 향갑노리개는 백옥이나 비취에 당초무늬, 십장생무늬 등 길상무늬를 투각한 사각, 팔각, 혹은 원형향갑이나, 수를 놓아 꾸민 향갑을 중앙에 끼고 위아래에 원다회로 매화매듭, 나비매듭, 국화매듭 등을 맺고 봉술이나 딸기술을 쌍으로 늘였다.
특히 옥향갑 속에는 홍갑사를 한결 곱게 바르고 그 속에 향을 담았다.
정교하게 투각 된 향갑의 문향 사이로 비치는 다홍빛과 백옥, 비취빛의 조화는 섬세한 도안의 균형미와 더불어 하능 기품있는 멋을 돋보이게 한다.

주머니, 나비, 사각, 팔각, 원형들의 형상위에 당초무늬가 기하학적 무늬등을 치밀하게 선각한 은 세공품이나 금을 올린 향갑의 공통된 특징은 투각으로 된 향갑의 아래부분이 개폐식으로 되었거나 앞쪽과 뒤쪽을 따로 떼어 만들어 그 속에 향갑을 넣고 빼기 쉽게 되어 있는 점이다. 향갑속에는 주로 한층향을 넣었는데 뒤뜰이나 동산을 거닐 때 그 속의 사향내는 뱀의 범접을 막았을 뿐 아니라 그것을 갈아 술이나 물에 따서 마시면 급한 체증이나 광란에도 효험이 있었다 하니 휴대용 구급약품 구실도 한 듯 하다. 그리고 호박, 금패로 된 패물을 갈아 응급용 지형제로 대용했다는 구전을 미루어 보면 이러한 패물을 몸에 지니는 것은 원래 사치가 아니라 생활에 임하는 한 마음의 마련이며 부덕의 자세였으므로 패물을 지니는 아름다움은 그대로 그녀들 마음의 아름다움과 통하는 것이었다고 하겠다.만간에서는 주로 은 삼작을 찼으며 혼례때 사용하고는 백지에 싸고 또 비단보에 싸서 보물상자 속에 간직하였다가 집안의 경사 때에 꺼내 썼다고 한다.

방아다리, 장도, 투호, 박쥐, 나비, 호리병, 주머니 등의 형상을 세공 하거나 부귀다남, 불로장생, 등의 글자를 단조롭고 소박한 솜씨로 투각한 은세공품이 달린 노리개는 세련된 아름다움은 부족하지만 순박하여 친근감을 준다.

궁중과 상류사회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에게 애용되던 노리개는 친가와 시부모에게서 예물로 받고 다음에는 자녀들에게 물려주었으므로 자연 대를 잇게 되었고 가보로 여겨졌다.

노리개는 외형상 섬세하고 호화로우며 다채롭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정신적인 배경에는 부귀다남, 불로장생, 백사여의등 그 시대의 행복관을 바탕으로 한 염원이 내포되어 있다.

이렇듯 깊은 정신 세계가 조형미와 진귀성을 더욱 윤색하여 우리 민족의 심금을 울리는 고유한 특색을 갖춘 장신구로 대를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노리개의 색조는 삼색을 비롯하여 열두색에 이르며 저고리 겉고름이나 안고름 또는 치마허리에 참으로는 단조로운 우리 고유의상에 액센트를 주었다. 흔이 삼작 노리개라고 부르는 이유는 흥, 남, 항의 삼원색을 기본으로 분홍, 연두, 보라, 자주, 옥색등 고운 빛깔의 다회로 매듭을 맺고 술을 드리운 노리개 세점을 한 벌로 쳤기 때문이다.

일박적으로 노리개의 위쪽 다양한 매듭 부분은 짮은 저고리의 길이와, 환칠하게 드리운 술 부분은 긴 치마길이와 같은 비례로 일종의 함수관계를 이루어 있으니 이것은 우연이 빛은 결과라기보다는 도자기나 건축양식 또는 민속의상 등에는 흐르고 있는 한국 고유의 특색인 선의 아름다움과 일백 상통하는 것이라 하겠다. 노리개에 다는 패물의 진귀함과 그 규모에 따라 예복용과 평복형으로 구분하여, 패물의 소재, 형태, 술의 종류 등에 따라 나누어 보면 노리개의 종류는 대단히 많다.

대례복은 봉띠에 차는 대삼작노리개에는 손바닥 크기가 넘는 산호가지와 백옥나비 위에 진주, 청광석, 산호등의 구슬을 배열하여 금속세공을 한 나비 한쌍 주먹만한 밀화불주로 조형미와 진귀성을 무게있게 보여주는 패물들을 기품있게 쭉쭉 뻔은 낙지발술노리개에 달았다.

궁중에서는 철에 따라 5월 단오절부터는 백옥, 비취로 된 외줄노리개를, 8월 추석부터는 삼작노리개를 찼다고 하지만 가례, 탄일 등 특별한 축의 일에는 왕비를 비롯하여 그날 참례하는 귀부인들까지 삼작노리개를 찼으며 평상시에는 왕비가 대비 전에 문후를 드릴 때 금박스란치마에 당의를 입고 삼작노리개를 찼다고 한다.

왕비만이 찰 수 있었다는 삼천주노리개를 불교에서 말하는 삼천대천세계를 상징하는 것으로아주 큰 진주를 셋씩 꿰었다고 하는데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에 이러한 노리개를 찬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호리병 삼작, 투호삼작, 박쥐삼작, 주머니삼작, 등은 백옥, 비취, 마노, 금패, 밀화, 호박,산호, 청각서 등으로 그 원형을 마련하고 그 표면에 화조무늬,거북무늬,아자무늬,수복자무늬,십장생무늬,나무누늬, 난초무늬, 불로초무늬, 연꽃무늬, 등을 음. 양각으로 아로새긴 폐물이 달려 있다.

이러한 폐물들을 단 삼작 노리개는 폐물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매듭을 맺고 봉술, 딸기술 등을 쌍으로 늘어뜨렸다.

소녀용인 소삼작이나 외줄 노리개는 분홍, 연두, 노랑등 좀더 화사한 빛깔이나 색동술로 된 것을 볼 수 있다.

도래매듭, 국화매듭, 가지방석매듭 등을 맺고 봉술, 딸기술을 쌍으로 늘였으며 패물은 동자, 탑, 가지, 도끼, 방울, 나비, 주머니, 오리, 호리병, 고추 등의 금속 세공 제품에 금을 올리거나 칠보 올린 것을 작은 은 고리에 끼워 매듭의 복판이나 양편 귀에 꿰었다.

이밖에 여성들의 고운 솜씨의 결정인 수 노리개를 들 수 있다. 물소 뿔, 연화 등의 형상 위에 불로초무늬, 당초무늬, 연꽃무늬 등을 한뜸한뜸 공들여 수놓고 정성껏 꾸민 수 노리개에는 봉술, 딸기술을 드리우기도 하나 좀더 우아한 느낌을 주는 무지개 빛으로 색실을 배열한 특색 있는 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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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선 봉술 노리개 삼작도리

김혜순 수향갑,밀화향갑,옥향갑 삼봉술 노리개

조임제 소삼작노리개

김미옥 낙지발술 노리개 삼작

이선구 금호리병 방울술 노리개 삼작

이영인 옥향갑 삼봉술, 옥호리병 봉술 노리개 삼작

이병렬 수서각 봉술 노리개 삼작

강옥자 옥호리병봉술 노리개 삼작

이병렬 수연화 방울술 노리개 삼작

민정식 옥박쥐 봉술 노리개 삼작

박청자 포도선, 백옥 호리병 노리개

이명례 옥투호 봉술 노리개 삼작

김혜순 밀화 봉술 노리개 삼작

김은숙 방울술 노리개 삼작

김평혁 삼봉 낙지발술 노리개 삼작

이병렬 수서각 봉술노리개 삼작

황정순 은향갑 생독 딸기술 노리개, 은바늘집 딸기술 노리개 삼작

유봉희 무지개술속 노리개

이영인 수나비 딸기술 노리개 삼작


김혜순 금투호 노리개

조정자 낙지발술 대삼작 노리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