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의 추천시-207) 담쟁이--도종환
담쟁이--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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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로 등단
투명한 허공에도 눈길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하나라도
우리들 눈에 보이는 형상에 눈빛으로 말하는 눈이 아닌 것이 없을 것이다.
"형상으로 찾아온 우주, 만물의 모양에서 말씀을 읽는 듯
그 만큼의 이치를 읽어낸다.
그래서 항상 오묘함을 보는 것은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이라는 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상을 주관하는 영장인 것이리,
미물 이였으되 묵묵한 가르킴을 보라,
침묵하는 것들이 침묵하는 모습에서의 우직한 행진을 보라,
한 가지를 향한 그것들의 몸놀림-인고의 가르킴을 보라,
"스스로 살아 있어서 존재한다는 것이고, 존재함으로써
아름다운 가치를 새겨준 진리"가 아니든가,
세상의 삶은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는
"도종환 시인님의 담쟁이 시경詩經"이 사서오경이 되어 가슴에 새긴다.
나약하지 말자. 마음을 추수리자.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희망으로"
이민영李旻影(시인.시사랑사람들 중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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