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의 추천시-218)
길 --박남준
길이 빛난다 밤마다 세상의 모든 길들이 불을 끄고 잠들지 않는 것은 길을 따라 떠나간 것들이 그 길을 따라 꼭 한번은 돌아오리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창비시선-256 적막 박남준 저 창비 . 2005년 12월
책소개 1984년 『시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시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등을 통해 사회현실에 대한 단호한 인식과 섬세한 서정을 함께 거두어온 박남준의 신작시집. 시인의 나이 사십대에 펴내는 마지막 시집이라는 개인적 의미와 함께, 민중성과 서정성의 접점에서 긴장을 유지하며 생태적 상상력으로 시적 지평을 넓혀온 문학적 여정이 갈무리된 시집이다.
박남준 (1957년 전남 법성포 출생) ........ .............................................................................. 희망은 순간입니다. 이를 '도리어'라고 이야기합니다. 믿음은 '도리어~'를 부릅니다. 믿고 안 믿고는 각자의 마음이겠으나 믿는 것은 은연 중의 내 암시입니다. 수 많는 길은 언제나 올 수 있는 길이 놓여져 있습니다. 물이 흐르는 길, 강이 흐르는 길, 나무가 자라던 길. 풀잎이 숨 쉬는 길, 먹는 길, 노래하는 길, 사람이 때론 죽고 싶다 죽는다'라는 생사의 길, 이를 우리는 원시의 사뇌思惱라고 합니다. 原始를 찾는 것이 어려운 것 인가요. 그렇습니다. 나의 근원을 찾는 것은 항상 두텁게 두른 두터운 내 눈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길은 원시의 그 길 임에도 멀리 있어 보입니다. 사람들의 하는 일이라 그렇습니다. 사람도 사람들이라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에 흔들릴 때 출발점에서의 길, 돌아 올 길에서 숙고하는 여유를 지녀야 하겠습니다. 모든 길에는 반드시 막힘이 없이 풀려나는 길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돌아 오는 '길 위에서 믿는' '=신뢰' 인 것입니다.
李旻影(시인)
사랑의 한국시인李旻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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