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첫 발자욱3--이민영

LEE MIN YOUNG 2007. 2. 16. 18:50
(이민영의 추천詩-213)

    첫 발자욱3--李旻影 옛가슴에 묻어놓은 울음을 따라 암석의 한켠에서 호미질을 합니다. 세월이 말라 회색이끼가 된 돌피의 겉옷을 떼어낸 괭이는 파지지 않는 면벽을 향하여 내리칩니다. 괭이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부딛치는 파편에 흔들리면서
    팍팍 공중으로 튑니다. 파고 파내면 돌부리만 앉아있고 흙마저 걷어내면 뿌리 모인 그곳에서
    옛사랑은 놀이를 합니다. 세상 에미들이 모였습니다.
    잔 물결 위로 햇살이 지나갔습니다. 차마 떠날 수 없으시던 몰랑지 구름들은
    건너 산마루에서 마른 저녁의 이마를 쓰다듬어줍니다. 무엇이 사랑인지 모르면서 호미질을 합니다. 바람 잠든 밭고랑에는 더운 이별만이 뙤약볕을 받아 감자순을 키웁니다.
          (1970년초 엄니들은 다그랬습니다)
          (출처-李旻影 詩,20070203)

           

          편집畵--사이會 김효숙님 제공,Claude Ciari 기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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