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스크랩] [전국 시사랑사람들 축령산 문학축제 대상수상작] 바다를 건지는 여자--진복순

LEE MIN YOUNG 2007. 7. 13. 21:50

    [전국 시사랑사람들 축령산 문학축제 대상수상작] 바다를 건지는 여자--진복순

    [대구신문/시가있는 창 추천]

    바다를 건지는 여자 --진복순
     

    노란 우무가사리, 곰솥에 앉아
    스르르 물을 먹는다
    오랜 갈증으로 온몸 적신다
    예전의 짠맛이 아닌 것 깨닫는 순간
    혹여 파도를 만들면 그 맛이 날까
    뽀글뽀글 한 소큼 끓어 본다

    모래사장에 일렁이는 파도 거품에
    발자국 남기듯
    여자의 국자에 거품이 걷히고
    몸속 진액 다 쏟아내고서야
    뚝뚝 떨어지는 우무가사리,
    네모난 우무로 경직된 채
    도마 위에서 채썰기로 갈라지고
    봉긋한 양푼에서 갖은 양념과 간장을 만난다

    그제서야 간간한 맛에 젖어들고
    지나버린 것들은 되돌릴 수 없는 몸이 된다

    오물오물 우무무침을 먹는 여자
    아버지의 바다를 보듯
    아버지가 살고 가신 날보다
    더 많이 살아버린 오늘,
    그녀는 어릴적 아버지가 바라보았을 그 바다를 건져
    그리움 삼키듯 먹고 싶었나 보다
    ................................
     
    진복순(1966~) 여주, 시인.시사랑사람들 동인
    ................
    우무가사리의 우무에서 발상된 詩心의 정돈이 바다로 간다.
    바다로 가는 길이다, 기대와 정성의 손놀림에서 가슴이 부르르 떤다.
    그 한 바다를 퍼올리는 어느 시심의 "父情에 대한 연상의 정돈"이 이 詩에 녹아 있으니
    삶의 관찰이란 삶의 理性이란 이야기이고,
    "理性의 곡선은 곧 감성의 정돈"이란 이야기가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녀야 할
    기본 철학이 아닌가
    작고 가느다란 우무의 살아온 과정에서
    가슴에 담긴 서정을 아버지의 생전과 같이 호흡한다, 父情처럼 이 이야기가 깊고 넓다,
    이 메세지를 높히 사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작품으로 선고/추천한다. (심사위원 李旻影)  
     
    시인의 詩作노트- 添附
     
    축령산 문학축제 대표 심사위원 詩人 송수권
    (審査委員 서지월/李旻影/김귀석/안정환/정문규) 
     
    <시해설.시창 추천기>

    -바다에서 자생하는 우무가사리를 고아 먹기까지의 과정과 일찌기 세상 떠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부성애가 눈물겹게 다가온다. 아버지 보다 '더 많이 살아버린' 시인 자신이 그러하듯, 바다의 우무가사리 즉 '지나버린 것들은 되돌릴 수 없는 몸'이며 세상 떠신 아버지 역시 돌아오지 못하시는 것이다.

    우무가사리와 바다,그리고 아버지가 상호매개가 되어 한 편의 시를 무리없이 구성하고 있다. 특히, 바다 이미지를 이 시의 축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우무가시리를 만드는 과정을 실감나게 잘 표현하고 있는데 역시 바다 이미지와 잘 결부시키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말하자면 '파도를 만들면 그 맛이 날까', 또는 '모래사장에 일렁이는 파도 거품에 / 발자국 남기듯' 이런 비유가 실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음을 밝힌다.
    <한국시인협회 중앙상임위원 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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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詩人李旻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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