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겨울 선운사에서-이상국

LEE MIN YOUNG 2008. 2. 7. 20:40


 

 


(이민영의 생에 對한 詩 읽기-5)

겨울 선운사에서

이상국


누가 같이 자자 그랬는지
뾰로통하게 토라진 동백은
땅바닥만 내려다보고
절 아래 레지도 없는 찻집
담벼락에서 오줌을 누는데
분홍색 브래지어 하나 울타리에 걸려 있다

저 젖가슴은 어디서 겨울을 나고 있는지
중 하나가 잔뜩 허리를 구부리고
고해(苦海)만한 절마당을 건너가는 저녁

나도 굵은 체크무늬 목도리를 하고
남이 다 살고 간 세상을 건너가네

      ....................................
      달랑 걸려 있는 브레지어, 그 젖가슴은 지금 어디에서 겨울을 나고 있을까.. 詩의 선운사는 동백으로 일품이다 線을 고르는 초록의 단색-기품-과 개화하여 은은한 자색이 산을 감아 온다 그래서 맛이 없는 향기로 결백하여 넓다 멋 모른 사람들이 다녀갔을 선운사는 그 자리 그 위치에서 어느 중생을 맞을 것이다 이른 날 혼백의 잡념을 멀리 할 동백에게 누가 같이자자고 했다 한다 입이 뾰루뚱한 것은 당연, 동백처럼 피우자마자 새침한 소녀는 세상에 또 없으니, 브레지어의 여인의 苦海....衆生이 살다 간 그 자리에 어느 詩人도 살다 간다. 고해가 절 만큼한 무게로 중의 머리를 스쳐 다녀가더라도 한낱 철조망에 달랑 걸린 저 브레지어 만큼 할까.. 삶의 가치가 "살다 간다는 이치"에 와서는 모든 것들이 공평하게 하나가 된다, 굵고 가늘고 길고 여린 것이 없단다. 천상병 시인처럼 놀러왔다가는 것이 生의 소풍이였음을 보여준다. 나도 고해일지라도 소풍처럼 그 젖가슴도 그렇듯, 겨울을 나듯, 억겁 속에 일순 이승은 소풍처럼 다녀간다고 할 것이다. 삶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은 이상국의 겨울 선운사에 가보면 핑게일 뿐이다...............詩人 李旻影(2006.02.23) [이민영의 生에 對한 詩 읽기-5]에서
      Max Bruch / Scottish Fantasy, for violin & orchestra Op. 46 (I~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