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수라/ 백석

LEE MIN YOUNG 2009. 11. 21. 10:51


수라(修羅)-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백석.함흥여고 교사시절 모습) 11월이 안부의 달이라면
겨울은 사랑의 계절입니다.
날이 추워집니다..차가운 바람이 붑니다..거리의 낙엽이 추워합니다.
그대는 쓸쓸해하고 나는 멀리 있어 가지 못하는데, 추워질수록
따듯해야 한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더욱 따듯해야 한다고 합니다..
따듯한 가슴으로, 사랑의 계절인 겨울을 지내십시요.
가장 아름다운 사랑시 백석의 수라를 올립니다.
李旻影(시인)
Aranjuez Mon Amour Guy Bontempelli, Paroles Joaquim Rodrigo,1967, Musique Amalia Rodrigues (1920 ~ 1999)

Amalia Rodrigues (1920 ~ 1999 포르투갈 리스본)


(집게네 형제를 발표할 무렵의 백석 시인 모습
....출처 시사랑사람들 / 백석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