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달을 보내며 --김정희 (12월의 안부)
에스프레소 커피가 유난히 생각나는 날,
생각의 파편은 커피잔에 있었다, 살아가는
방법이기에 숨을 쉰다
차곡차곡 쌓여놓은 보내지 못한 것들이
찻잔안에서 편지가 되어
가슴에 책을 쓴다
달력마다 약속한 동그라미 표시가 지워지고
지워진 만남 들은 창틈으로 스민 바람에 쓸려갈때면
덩달아 창들이 흔들린다
흩어지며 휑해진 가로수길 마다 가을이 서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미움도
보고싶은 그리움으로 은폐되는
에스프레소 커피가 유난히 생각나는 날,
그렇게 삶은 하루하루 이리라
일년으로 모여드는 달의,
달로 채워지려는 하루의 톱니바퀴 속 기록은
이제 시간를 내려놓고 숨을 고른다.
매일 같은 반복이지만
또, 그리움의 실체와 특별한 날을 꿈꾼다
매듭 달을 보낸다.
*김정희
속초. 시사랑사람들 동인시인
2002 제 1기 시사랑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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