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배회 / 나태주

LEE MIN YOUNG 2010. 7. 13. 17:46

 배회

                   나태주

1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모를 것이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邊方의 둘레를 돌면서
내가 얼마나 너를 생각하고 있는가를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까마득 짐작도 못할 것이다
겨울 저수지의 外廓길을 돌면서
맑은 물낯에 산을 한 채 비쳐보고
겨울 흰구름 몇 송이 띄워보고
볼우물 곱게 웃음 웃는 너의 얼굴 또한
그 물낯에 비쳐보기도 하다가
이내 싱거워 돌멩이 하나 던져 깨뜨리고 마는
슬픈 나의 장난을.

2
솔바람 소리는 그늘조차 푸른빛이다
솔바람 소리의 그늘에 들면 옷깃에도
푸른 옥빛 물감이 들 것만 같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조차 그만
포로소롬 옥빛 물감이 들고 만다면
어쩌겠느냐 어쩌겠느냐

솔바람 소리 속에는
자수정빛 네 눈물 비린내 스며 있다
솔바람 소리 속에는
비릿한 네 속살 내음새 묻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 마음조차 그만
눈물 비린내에 스미고 만다면
어쩌겠느냐 어쩌겠느냐

3
나는 지금도 네게로 가고 있다.
마른 갈꽃내음 한아름 가슴에 안고
살얼음에 버려진 골목길 저만큼
네모난 창문의 방안에 숨어서
나를 기다리는
빨강치마는 흰버선 속의 따스한 너의 맨발을 찾아서
네 열개 발가락의 잘 다듬어진 발톱들 속으로

지금도 나는 네게로 가고 있다.
마른 갈꽃송이 꺽어 한아름 가슴에 안고
처마 밑에 정갈히 내건 한 초롱
네 처녀의 등불을 찾아서
네 이쁜 배꼽의 한 접시 목마름 속으로
기뻐서 지줄대는 네 실핏줄의 노래들 속으로

 

 .................

그대의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자리를 비워주며 나를 기다리는

서정의 역사서 이었다.

등불을 찾아 새기는 네처녀의 맑는 물낯에

그대를 비춰가는 가슴의 끝도 애닯다. 사랑이란 눈물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같이 일렁이어야 하는 파랑같은 것이었다. 또, 이 갈대의 춤은 무엇인가,

스스로 행복한척 처절해지는 나의 외면은 또 무엇인가, 가운데로 차마 들어서지 못한다.

그 가운데는 언제나 비워져 있고 기다리는 빈 의자인데도

쉬이 앉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래서 사랑은 함부로 채우려하지 않고, 아프도록 가슴의 살갗에

새겨놓은 것인가, 소년처럼..

 

사랑의 시인,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공주사범을 나왔다

충청도 어느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끝으로 계신다.

1971년 서울신문에 시 <대숲 아래서>를 발표한 후에

학생들을 가르키면서 많는시를 발표하셨다.

그리고 한국시인협회상, 편운문학상 박용래문학상,

흙의 문학상등 많는 문학상을 수상했다.

.李旻影(시인)

 










 

 

          

            하루  시작..그  아름다운  시작을  위해....^^&

           The September Song Of A Boy - Yuichi Watana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