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설법 / 이민영

LEE MIN YOUNG 2010. 7. 19. 22:46


(photo by 새벽별 제공)

      모래알의 연가-바닷가 모래의 설법 이민영李旻影

    추억이 차단된 시간 명왕성의 바닷가에는 지구로부터 보내진 검북 불 하나가 하얗게 가물거린다 고요에 잠이 깬 海風이 육지안으로 걸어온다 바라보면 어둡다고 응알대는 눈과 눈동자 때문에 가슴으로만 이어놓은 그리움의 탑을 쌓아간다 가까이하면 멀어지고 멀리하면 또렸해지는 명왕성에서의 망원렌즈는 붉은 별이다 수도僧이 된 물의 得音은 이미 혼절한 기도의 상像- 그것들의 구조를 해부하다보면 모래마다 자유를 새기고 있고 별로 덥혀진 바다의 아침은 벌거벗은 세월로 사랑의 시작이라고 외친다 잊지않기 위해 새겨놓은 말 들은 각자의 사리인 것, 독백도 천년이란 날이 지나면 시인은 쓰던 詩를 태워보내면서도 세상에 겨울이 오면 다시 詩를 쓴다고 한다 意志를 맹세한 달빛이 바다의 물결로 평온의 가슴을 후려칠 때 발가벗은 서러움이 모여 붉게 반짝인다 슬픈 날은 쓰디쓴 이상을 되내림하는 반추의 일상인 것이라고 가슴의 맥동을 타고 흐르는 인식의 끝인지라, 화해이거나 사랑, 아니면 거품으로 흩어진다고 한다. 미래에게 과거를 적셔주고도 넘친 과거들이 바다로 모여 들고 만남 뒤에 또 만남이라는 물 들의 위안으로도 성이 차지아니한 지구의 역사같은 인내와 명왕성에 있을 법한 사랑으로 어머니가 되어 나즈막이 아버지 그대를 부른다 이렇듯 삶의 언덕마다 고요의 별에서 붉어진 약속은 낮이 취침을 준비하고 파도 자락마다 석양이 내려서야 비로서 하나였다라는 그리움을 깨닫게 되는데 이것들은 우리들이 모여든 바다, 그가 만나는 대륙의 노정路程 속 마침표일 것이라며 설레임으로 다가와 쿵쿵거린다 기억하기 위하여 사랑의 날을 삼켜 먹는 날 파도에 수도없이 안겨가는 모래알마다 새겨놓은 순례의 역사를 읽다보면 고결하기를 갈망한 의지라는 것도 한 낱 물 한 방울에서는 흔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photo by cherry 作. 작품명 [사랑해],2005.8 직접촬영제공)



                  그림畵 :photo by cherry作.새벽별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