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덧상, 비워낼 수 없는 슬픔 /李旻影

LEE MIN YOUNG 2010. 7. 23. 20:15

 

       

      (김명순 촬영, 삼척)

                 비워낼 수 없는 슬픔2

                                            李旻影


          마음이 슬픈 날에는 나는 강 줄기에 이어져가며 같이 흐르며 같이 내린다 물살마다 슬픔이 내리고 강둑위에선 마음이 우는 날 나는 그 눈물를 받아 너의 눈물속에 나도 작은 눈물이 되어 너의 눈 안에서 울고 너의 어둠에 잠기면서 저녁을 안고 저녁속을 걷는다 네가 살던 동해에 이르면 그 바다가 너른만큼 마음 속 묻어둔 사연들이 희미해지지 않도록 세월을 깨워가며 얼굴을 담가보기도 하고 잊혀진 우리들 추억일 랑은 가만히 날짜를 셈해보기도 하는데 어느새 일기장 속의 글들이 까맣게 타서 보이질 않는다 짐작으로 기억을 일구어내는듯 너의 마음속에서 잠을 잔다 마음이 슬픈 날에는 언제인지 모르나 혼자임을 알았고 울지못하는 슬픔이 다가와 사랑이라고 하는데 인생은 내내 아침부터 꿈을 꾸는데 이제 그대가 되었으되 허상처럼 다가와 이내 사라지는 그림자가 되었으니 삶의 집들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마음이 슬픈 날에는 냇물이 강으로 흐르고 바다로 흐를 때 흐르지 못한 영혼과 착지하지 못한 육신은 하늘로 오른다 끝도 없이 올라가서 품속을 헤매면서도 가난한 내 마음에게

          홀로 더욱 쓸쓸하라고, 울음도 떠나가고 슬픔도 떠나간다. ...

          *편집및 출처- 김명순 시인님의 블러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