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저녁 무렵 / 도종환

LEE MIN YOUNG 2010. 9. 20. 22:20

2008.09.03 07:12 | ⇔ ⇔ 사랑♥그리움 | 너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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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 도종환
 
 
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 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 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 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 부터도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