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아버지 李旻影 달님이 오시다가 돌아갑니다 엷은 하늘도 멈칫합니다 바람도 살랑거리기가 두렵습니다 밤이 되돌아 가시자 들에는 눈물이 흐르고 흘러내리던 눈물이 년륜의 무상을 타고 흩어지면서 지나가는 별빛에게 이야기합니다 서산녁 노을처럼 져가기 전에 차라리 그대가슴 꽃으로 안개꽃으로 피어나 밤을 안고 지시는 유성우(流星雨)인가요 지지는 마세요 그렇게 너른 하늘 잔 별들의 웃음같은 빛으로 남아 주세요 밤을 헤아리며 내내 하늘위라도 담아 놓을 듯 흩어지는 별들을 줍숩니다 어머니 지난 여름 밀밭길을
둘이 걸었던 것처럼 오늘 밤은 별밭 위로 내려앉은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2003.대구신문)
이제 추석입니다.올해 추석,80이 되신 늙으신 어머니을 모시고 어른이 다된 형제들끼리 모여 추석날을 지냅니다. 아버님이 생각납니다. 나이보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 그 아버님의 들녘에서 아버님과 아버님의 혼기를 느낍니다 농촌의 들과 하늘, 그리고 강과 산...평생 아버님의 동무가 되어준 우리네 산천입니다. 메밀꽃 피는 가을에,어머님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아버님이 많이 보고싶습니다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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