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시월에는 --이민영 李旻影

LEE MIN YOUNG 2010. 10. 23. 14:10

시월에는 --이민영 李旻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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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는

태우다만 낙엽의 가슴에 붉은 멍이 인다

읽어놓은 책장의 페이지가 바람의 옷을 잡고 서성이면

삶의 꽃들이 모여 들을 이루고

가을의 미래가 과거와 현재를 다독이며 파삭파삭한 희망을 건다  

그래서 시월에는 어머니 그 어머님적 밭이랑에서 핑갱 달린 소를 몰고

발대지게 진 아버지 뒤를 따르던  

아버지 시절이 되어본다. 

미리, 山밭에는 뿌리의 겨울 날을 쓰다듬는

호미의 그렁 그렁한 눈물이 떨어진다.

가을은 가지 못하고

시월 안에서 잠을 잔다.

 

 

그가 봄, 여름이라고 써 놓은 하늘 아래서

비나리를 즐긴다는 것은 씨알이 되고자하는 계절의 흔들림이 아니던가

파문도 흔들리지 않으려 흔적이 되는 것이다.

 

 

 

 

 

 

 

출처. 미디어다음 시사랑사람들 문학(200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