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 개여울 / 김소월, 이민영
개여울/ 김소월, 정미조 노래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 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이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런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이월이 봄으로 흐릅니다
기척이 없어도 안에 맺히는 연가, 이름으로 반짝입니다.
지중을 타개어 싹을 피우는 이월이
잎들의 노래라 하신다면
가슴이 내린 여울마다 순잎들은
아침의 청명(淸鳴)이라 할 것입니다
두고 두고 생각나는 회상(回傷)을 웅켜가는 아침 발걸음은
삭풍이 흘려 준 눈물만큼 긴 동면을 돌아 보게 합니다
멀어져도 이제는 다가오는 이여
봄 여는 하늘로 풋저고리 꿰맨 갑사입니다
어디에 이름이 있을른지요
세월이 빛으로 바래 가슴으로 추억한다면
기다리는 내님은 까치발로 나빌대는 꼬까의 님
둔덕은 노래, 회억하는 이월이 그대를 불러보는 것으로도
행복한 이상(理想), 안에 있습니다
오시려는 님을 가슴에 묻으며
안개를 피웁니다, 아침마다 안개를 피웁니다.
*청명淸鳴=맑은 울음.회상回傷=돌아와 안기는 상흔
개여울의 대춘부 /李旻影 2005.2.25, , 이동활의 음악정원 게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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