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시]
밤비 -김명인
유월 하면 골목길로 밤비 자욱이 돌아간다
제 마음의 부채를 지고 내리는 담장 위의
덩굴 장미는 어떻게 유월이 온 것을 알고
가로등 아래서도 꽃피운 것일까, 피워서 비에
꽃잎을 죄 떨구는 걸까
열흘 내도록 그대의 마음 밖에 서성댔으나
마침내 문 열지 못하고 돌아서는
젖은 사랑처럼
불빛에 떠는 꽃잎을 본다
비는 어디쯤 제 진창을 만들어 낙화
소용돌이 지우는 걸까
한 잎씩 어둠의 길로 내려서서
골목길 따라 사라지는 그대의 등
오래 바라보고 있다
(김명인 시집-푸른 강아지와 놀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지금은 유월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다가간 곳은 언제나 흔적을 따라다니는 가슴의 파문입니다.
지금은 입술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마냥 느끼어 뚝뚝 떨어지는 숨소리 같은 나의 고뇌가
그대의 등 뒤에서 새기는 기다림일때
오오, 그것은 보내버리고싶도록 고마운 님의 그림자입니다.
비, 그대의 등을 눈으로 어루만져주는 장미의 유월은
'차마 제 진창을 만들어 낙화 소용돌이에 담습니다. '
김명인 선생의 시 중 밤비를 보냅니다, '열흘 내도록
그대, 마음 밖에 서성댔으나
마침내 문 열지 못하고 돌아 섭니다.'
제 등을 오래도록 바라다 보아 주십시요
지금은 유월이 아니여도
좋습니다.
유월 장미, 밤비 / 김명인의 시에서,..李旻影 (시인/시사랑사람들 대표)
Kalinifta (가슴이 뜨거운 사람) - Nicos
'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여, 어디서 오는가 / 서지월 (0) | 2011.07.16 |
---|---|
맨발 / 송종규 (0) | 2011.07.08 |
이 순간의 다림질-- 이민영 (0) | 2011.06.06 |
[스크랩]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黃芝雨) (0) | 2011.05.04 |
엄마 생각에 사랑에 / 하늘빛 향기 (0) | 2011.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