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인
가벼워진 바람이 북한산을
핥고 광화문 내려설 때
곁에서 망고향처럼 머물던 모든 것은 철새처럼
태연한척 저의 나라로 돌아갔다
탈진한 낮은 부드러운 바람으로 영양 보충하여
만물의 의식을 환기시키는데
심연 깊숙이 내려간 한 생각은 올라 올줄 모르고
되돌아본 적 없는 태초의 고독으로
끊어진 계절에서 까만 획이 되어 머물러 있다
바람, 그 앞에서 찢어진 심장, 그 틈에서
남겨진 미련이 자작자작 머물러 있음은 아직도
철새의 태연한 본능을 모른척 외면하며
현존했던 것의 부재를 믿지 않아서 일까
환상을 붙잡은 공원 옆 중년의 도토리 나무는
불면으로 와 머무는 발자국 닦고 있다.
출처 시사랑사람들 2006.08
유정인
*시와사상/현대시상학으로 등단
*1.2.3 시집이 있다
유정인 詩 머물러 있다는 것을
시사랑사람들 좋은 시선-64으로 선정한다
2006.08.20
시사랑사람들 시인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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