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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꽃나무 아래 서면 발진이 돋는다 / 이희정 外

LEE MIN YOUNG 2012. 6. 29. 12:46

왕벚꽃나무 아래 서면 발진이 돋는다 / 이희정     外

  

                                                                  부산 태종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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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꽃나무 아래 서면 발진이 돋는다

 

                                        이희정

 

하염없이 날리는 꽃잎 사이에

나 서 있으니

배경없이 걸어온 내가

눈물겹습니다

이다음에 내가 죽어 걸머질 세상은

한 숨 뿐인 것들이 걸러져

홀가분해지겠지만

전생에 본 듯한 시절인연은

분홍빛만으로 십 리 밖 진을 칩니다

오늘 지독히 꽃잎 날리고

봄밤에 우는 쑥꾹새 목청같은

나의 사유들은 살아

울며 흔들리는 꽃등불이 됩니다

온 몸에 자국을 남기며

 

 

이희정시인은 대학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박목월 시인이 창간한 시전문지 <심상 >주관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1987년 해변문학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계기로, <심상>에 시를 발표 등단하였으며,

이후 주옥 같은 시를 발표한 문단의 중견 시인,

다수문학상 수상. 시집 <그리운 서역국>에 이어

  <아름다운 여자>의 제 5 시집을 최근 상재함

 


 아름다운 그늘-- 이희정
 
걸어서 못 갈 천리도 넘는 길은
꽃술 품고 지천에 누운
꽃길로 앉고요
스스로 붉어진 꽃잎을 닮아
따뜻한 망각이 필요한 우리의 영혼은
한 자락의 속곳으로 남아
봄과 여름의 외진 틈새에 내리네요
 
이별이 온 다음에야 알게되는 사랑과
늙어버린 다음에야 깨닫는
울고싶은 자유는
지상의 모든 길을 쑤셔대다가
벌레들이 쉬는 축축한 땅의 숨쉬기로 앉고요
아직도 나를 기다리는 추억의 힘은
어떤 음지식물의 축축한 꽃대 같아서
마주쳐야 생기가 도는
한 여자의 눈빛으로 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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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그리운 서역국 시집 출판기념회>에서 동료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