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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듣고 싶은 노래/이민영 산문

LEE MIN YOUNG 2005. 9. 19. 23:27



     
        40대는 멎는 바람 소리에도 자고간다 늦은 오후이다 타자를 두들기며 하루의 서산을 본다 뭔가 캥겨져 오는 나이도 아닌데 나이가 생각이 나고 밤이 아닌데도 밤이 생각이 나고 추억은 이미 지나간 것인데도 추억이 오기도 하고 비가 오지 아니 하는데 비가 온다 소리가 들려오고 바람이 불고 낮이 울고 저 편 민들레 홀씨까지도 뭔가를 찾아서 머나먼 길을 떠나간 것처럼 창가는 부시시한데 저 편 애들의 웃음소리가 교정의 창과 맞물려 이내 나의 연가가 되기도 하는데 뒤돌아 보니 아무도 없다 가는 바람 소리만이 내 가슴을 휑하니 뚫고 이른 저녁의 내 그림자 위엔 나와 바람 둘이만 남는다.. 괜히 달아오르는 볼자욱 괜히 두근거리는 가슴자락 괜히 그대가 그대처럼 나의 모든이들이 연인이 되어간다 상상의 나래가 추억의 언덕을 돌고 理性은 이내 팔꿈치 저려 오는 뒤란의 웃음으로만 남아 가고 저문 하루는 끝내 그대의 몸 가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가는 것을 이다지도 아쉬워 해 본 적 없다 흔들리는 오후를 지켜야 하는 바람은, 멎어 움질일 수 없을 때 까지 나의 40대는 다시 올 수 있는 40대가 올 때 까지 내내 바람에 자고 간다 이민영 음악 단상 20050520 ------------------------------
        편집-안개구름님
        

    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행복한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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