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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입니다,온 산천이 여름의 닻을 내리고 산천으로 되돌아 와
그 만큼의 거리에서 가을과 가을의 인연을 노래합니다
지난 날 만남은 꽃이 되기도 하였고
아련한 여린 기억들은 나의 숨이 되기도 하면서
우리들과 우리들은 웃음 웃는 춤이 되어
어깨동무로 그대를 맞이합니다
두고 온 삶의 한 켠을 못잊어 木馬가 된 그대의 詩人은
빗살로 내린 生의 그 녘에 다가가
스스로 떨어지는 별을 헤는 숙녀에게 편지를 쓰려 합니다.
봄같은 시월이 다가 와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내 사랑이 무르익기를 기다린
가을은 그냥 제게 찾아 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시선들과 그 공간에 투시된 두 눈동자는
그대의 어제를 닮아가는
내 하루를 음미하면서도
나의 하루는 속절없는 이름이 되어 계절 속으로 들어갑니다
수도없는 그리움의 파문들이 하늘의 별만큼이나
가득해버린 지금 공간은 더욱
비어짐을 향하여
나타샤의 이름을 부르는 백석이 되어
흰눈처럼
푹푹
그리움으로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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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오려던 가을이 왔는데도
딴은 어찌할 수 없는 기억의 저 편은 하늘가에 있었고
그 가상자리엔
그대란 이름들이 침묵의 사각 공간을 지나
10월을 향하여 물 줄기로 내립니다
제 눈망울 곁에 옹기종기 모인 언어들은 손을 맞잡고
그대의 詩가 됩니다
사랑한다면 얻을 수 있다는 날 들의 하얀 이야기도
그대의 그대가 됩니다
함께 함으로 빛날 수 있다는
生의 어진 교훈도
그대가 있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우리들의 추억입니다.
기도는 별 들로 익어가려는 가을밤 누런 이삭만큼
부끄러운 애원이 됩니다
숙명은 기다림보다도 더한
그대를 넘어서
초혼招魂의 한 녁을 오가는 生의 길일텐데
그도
그대가 있었으므로 그릴 수 있는
한 사위일 뿐입니다
나의 정성은 사연이 되어 편지가 됩니다
그리고는 불현듯이 박인환의 木馬와 나는
뚝뚝 떨어지는 별들을 모아
少女와 같이 음미합니다
하루 수물네시간도 부족하여 스물다섯시간의 소곤거림 속에서
이제는 숨쉬는 것조차 닮아 가는
내 淑女와 같이 합니다
결이 고와 기억하고 싶은 밤입니다
낭송 박인희--목마와 숙녀- 박인환詩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사랑스러운
사랑하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 버리려는
아릿따운 서글픔이 교차하는 10월
그래서 더욱 그리운 오월에
황홀한 사랑이
그대의 가을로 가득하여 10월이 되어 옵니다
그대의 그대..
(출처:음악-seok.hufs.ac.kr.그림-박홍춘畵 아트500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