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마른 갈 꽃 흔들며--이민영李旻影

LEE MIN YOUNG 2006. 11. 11. 13:00


                 내일을 기약하며 해를 배웅하는 억새들의 손짓--이미라님 촬영.作

 

 

마른 갈 꽃 흔들며--이민영

 

하늘의 무등산이 조대 담빼락을 지나서

학 1동 사무소 앞에께 내려앉았다  동직원이 맬갑시 코스모스 허리를 붙잡고 그림자와 씨름중이다.

남광주역 겨울행 열차가 무등산을 지고 떠난다

팔락거린  몸빼바지에 기워진 이념의 숯이 좌판을 떠나질 못한다
콧코로이 쥔내가 난다

때깔 흐연 갈치의 눈동자가 전대끝에서 나불거리며 엄니 젓을 만진다 

몰려가는 사람의 11월의 삶도 파흔의 언덕을 넘어야하는 것처럼 
갈 길인데도 길의 걸음을 재촉하지 못한다
이즈막하야 역전 앞의 화단은 봄으로 가득한 데
가을은 입질을 하다 말고 돌아서서 학동시장 갈 꽃을 우러러 본다

내려놓을 수 없다 그냥 달린다
과거와 미래라는 세월의 간격으로부터
산촌의 낮은 저물어지지 못하는 것인가

기약의 고조곤한 것들이 들녁마다 가득하고 바람의 가슴은

밀려오는 단상의 울음으로 휑하여

숨의 등을 켠다
솔산으로 가리나무 하러가자 솔가지도 챙겨서 단으로 짤라 발대가득

수수단에 재우고 들녁은 덮어지도록 산 깔초로 두엄을 맹글자,

시한 내내 숨 자도록  밭이랑 널부러지게 덮어 주고 서리도 괜찮게  이뻐해주자.

함박눈이라도 가득 내려서  따땃하게 어루어 만져주자.

" 나의 어깨와 등이 굽어지고
회상의 영성이 차오르는 가을 길에서
이별이 돌아 온다는 소식이 올 때
만남이였던 바람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이별이이였던 기억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삶의 사연을 찾아가는 흔들림의 여행은 
길마다 새롭고
떡깔나무 잎새사이 소곤거리던 추억

방글방글 꽃을 피운다"


 李旻影詩人 2006.11.10

(홀로 서서 듣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