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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행 열차--이민영

LEE MIN YOUNG 2006. 11. 27. 02:40


                내일을 기약하며 해를 배웅하는 억새들의 손짓-사진.이미라님(光州) 촬영.作

     

     

    겨울행 열차 ---이민영

     

    하늘의 무등산이 조대 담빼락을 지나서

    학 1동 사무소 앞에께 내려앉는다  동직원이 맬갑시 코스모스 허리를

    붙잡고 빗자루와 씨름중이다.

    산 그림자가 겨울행 열차를 안고 시장으로 숨어든다,

    그때의 남광주는

    몸빼 바지로 골목을 냈고 월남치마로 전을  차렸다

    봄이 피워놓은 이념의 숲은 좌판을 떠나질 못했다
    콧코로이 쥔내도 났다

    때깔 흐연 갈치가 전대마다 응알거리면  엄니젖이 출렁거렸다 

    산 물떼가 공원으로 모이면 광주가 파흔의 마루에서 퍼덕였다 
    다 그랬다 갈 길인데도 길의 걸음을 재촉하지 못했다 그래도
    남는 가을이 있었다  먼저 간 가을이 돌아서다 외로워하면 갈꽃은 학동시장을 

    힘까시 안았다 내려놓을 수 없었다 총소리가 웅웅거렸다 담박질 했다
    고리땡 독꼬리를 걸친 사내가  바닥에 흩어진 샤넬 향수의 가슴을 어루 만지면

    도청앞을 다녀온 그 아들의 혈흔이 울먹였다  이참과 저참에서
    대낮이 저물어지지 못했다

    기약의 고조곤한 것들이 플랫홈마다 가득하고

    驛舍의 텅빈 가슴은

    숨의 울음에 휑하여 

    겨울의 등을 켠다


    솔山으로 가리나무 하러가자

    솔가지도 챙겨서

    단으로 수수밭에 재우고

    발대가득 들녘 덮어지도록 산 깔초로 두엄을 맹글자

    시한 내내 숨 자도록  이랑마다 널부러지게

    덮어 주자 서리도 괜찮게  이뻐해주자

    함박눈이라도 가득 내려서  

    따땃하게 어루어 만져주자

    "나의 어깨와 등이 굽어지고

    겨울 초입부터  회상이 기립해 있다
    이별이 돌아 온다는 소식이 올 때
    만남이였던 바람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이별이였던 기억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세북동 떡깔나무와 소곤거리던 기억이

    길마다 동그란 꽃을 피운다"

     

    출처 미디어다음 시사랑사람들문학 (11월)


     
    사랑의 한국시인-李旻影詩人
    (1980년 가을 남광주驛)

출처 : 시사랑 사람들
글쓴이 : 행복한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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