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첫 발자욱--이민영

LEE MIN YOUNG 2007. 7. 15. 21:33
사랑에는 이유가 없고 그리움에는 마침표가 없다, 첫 발자욱

    첫 발자욱3--이민영 가슴에 묻어놓은 울음을 따라 암석의 한 켠에서 호미질을 합니다. 세월에 말라 회색이끼가 된 돌피의 겉옷을 떼어내면 괭이는 덩달아 파지지 않을 면벽을 향하여 내리칩니다. 사랑은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부딛치는 파편에 흔들리우면서 팍팍 공중으로 튑니다. 무엇이 사랑인지 모르면서 호미질을 합니다. 파고 파내면 돌부리만 앉아 있고 흙마져 걷어내면 뿌리만 모인 그곳에서 각시 놀이를 합니다. 들물 위로 햇살이 지나갑니다. 차마 떠날 수 없으시던 몰랑지 구름이 산마루의 이마를 쓰다듬어 줍니다. 밭고랑에는 더운 이별만이 유월의 뙤약볕을 받아 감자순을 키웁니다. (출처-李旻影 詩,20070203)


    편집畵--사이會 김효숙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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