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시인의 시] 초록빛의 아이들-우당 김지향
초록빛의 아이들
김 지 향
활짝 열린 고궁의 하늘은 아이들 얼굴로 꽉 차 있다
새파란 마술지팡이의 바람이 내 발 앞에 와서
눈이 큰 풀밭을 부려놓는다
풀밭 속에 솜구름 같은 함성이 동 동 떠다닌다
함성을 앞지르는 아이들의 맨발도
풀물이 올라 초록빛이 된다
초록빛 아이들 속에 들어간 나는
아이들 키 만 한 물음표에 빠진다
아이들의 샛별 같은 물음표를 내 귀에 주워 담으면서
나는 문득 경이의 눈을 뜬다
아이들의 입에서 줄지어 나오는 종달새의 지저귐
하늘까지 퉁기는 그 의문부에 깔려 아찔, 나는 말을 잃는다
보랏빛 내 정신의 나이를 키질해보면서 부끄러움을 타는 나,
아, 나는 어디쯤에 와 있을까
새삼 얼굴을 씻고 손톱에 봉선화물을 들이면서
무겁게 껴입은 나이를 한 겹 한 겹 벗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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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서울시>에서 펼치는
<시가 흐르는 서울>캠페인에 선정된 시로서
몇 달동안 중앙도서관에 걸렸다가 이제 거리로 나왔는데
6호선 삼각지역 응암선 4-2 승차장 앞에 붙어있는 시화다.
그림이 매우 힘이 있는듯하다.
최연숙 우당문학회 사무국장이 찍어왔다.
우당 김지향 시인님-前 한세대 문창과 교수, 문학박사, 현재 한국여성문학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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