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바람 부는 날 --김명순

LEE MIN YOUNG 2008. 5. 26. 20:55
      [시인들의 추천시-900] 바람 부는 날--김명순 바람 부는 날 산에 오르면 숲 속에 두 팔 벌려 나도 나무가 되어 본다 나무가 되어 하늘을 쳐다보면 높은 나무들은 긴 장대비가 되어 하늘을 쓸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긴 장대 빗자루로 마당을 쓸듯이 나무들이 이리 휘청 저리 휘청 바람에 부러질 듯 휘어지며 구름을 쓸어내고 해를 쓸어내고 있다 해를 쓸어 낼 때면 햇빛 가루가 날린다 오색 빛 햇빛가루 숲 속 가득 날리면 눈을 뜰 수 없는 눈부심 속에 친정아버지의 환하게 미소진 얼굴이 보인다 어릴 때 돌아가신 보고 싶은 아버지 어른이 된 지금 그때 받기만 한 사랑이 죄송스럽고 갚을 길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숲 속에서 홀로 울먹여져 "아버지" 소리 내면 내 목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낚아채 달아나 버린다 *출처 스토리문학/김명순시인은 아호가 소소이다. 원주에 살며 스토리문학 시부분신인상을 통하여 등단하였다. 이동활의 음악정원 회원. 닉은 미소.
      시사랑사람들 시인이다.

       

       

      저 먼 곳의 산마루, 산을 지고 바람의 귀에 손을 대보라 바람이 이는 곳에는 상념이 분분하듯 무언가 날린다. 들려주는 것들은 어린 날부터 오늘까지의 일을 속삭이는데 곁을 떠나지않는 꿈같은 따스함이 있었으니 아버지의 음성이다, 아버지 나이가 되면 찾아오다가 그 아버지 나이가 되서야 그리워지는 품 그림자, 그것들이 흔들린다, 다가오다가 멈추어지다가 다시 들려주는 것은, 언제나 곁을 떠날 수 없어하는 아버님의 사랑이 아니던가. 오늘도 아버지의 발자욱은 내 곁을 떠나질 않는다. 떠나질 않는다. ...李旻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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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시사랑사람들 대표/서울문예대학지도교수), 김명순시인-대구 2008.05.24 음악회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