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위-문인수
어머니 아흔 셋에도 홀로 사신다
오래 전에 망한 장남 명의의 아버지 집에
홀로 사신다
다른 자식들 또한 사정 있어서 홀로 사신다
귀가 멀어
깜깜
소태같은 날들을 사신다
고향집 뒤꼍엔 머위가 많다
머위 잎에 쌓이는 빗소리도
열두 권
책으로 엮고도 남을 만큼 많다
그걸 쪄 쌈 싸먹으면 쓰디쓴 맛이다
아 낳아 기른 죄
다 뜯어 삼키며 어머니 홀로 사신다
문 인수(1945 - ) 경북 성주
'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바이칼 호수--김필영 (0) | 2008.05.31 |
---|---|
바람 부는 날 --김명순 (0) | 2008.05.26 |
무꽃 --장예은 (0) | 2008.05.20 |
꽃이 먼저 알아 -한용운 (0) | 2008.05.17 |
주름을 읽다 -전숙 (0) | 200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