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의 추천시-210) 주름을 읽다-전 숙
*주름을 읽다*
-전숙-
서시가 되고 싶었을까
벽안의 여배우 이마의
주름을 흉내 낸 적이 있다
흉내는 빠져나갈 수 없는 물증이 되고
미간에 석 줄의 깊은 심술이 파였다
허섭이 그득 고인 볼따구니
염라에까지 불려갈 필요 없겠다
양심선언하고 확정판결 받는 것이
시간절약 경비절약 되겠다
육법전서가 팔랑팔랑 넘어가는
낙엽 한 장 주워서 생生의 주름을 읽는다
잎맥에는 대하소설 열 권이
주름살 한 줄에 접혀있다
그 주름 반듯하게 다려서
되짚어 걷노라면
어스름한 해거름도 더러는 달빛 곱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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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을 읽다--전숙
서시가 되고 싶었을까
벽안의 여배우 이마의
주름을 흉내 낸 적이 있다
흉내는 빠져나갈 수 없는 물증이 되고
미간에 석 줄의 깊은 심술이 파였다
허섭이 그득 고인 볼따구니
염라에까지 불려갈 필요 없겠다
양심선언하고 확정판결 받는 것이
시간절약 경비절약 되겠다
육법전서가 팔랑팔랑 넘어가는
낙엽 한 장 주워서 생生의 주름을 읽는다
잎맥에는 대하소설 열 권이
주름살 한 줄에 접혀있다
그 주름 반듯하게 다려서
되짚어 걷노라면
어스름한 해거름도 더러는 달빛 곱겠다.
전숙(1955~).동신대학교 대학원졸
시인.수필가/시사랑사람들동인시인
"가득하게 열리는 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한다.
"언저리마다 묵고 가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을 '추억'이라고 한다.
때로는 지난 날을 되돌아 보아 어느 모퉁이에서 서성거릴 때
삶은 언제나 떠나갈 수 없는 미련의 모습으로 내 어깨를 다둑거린다.
이를 우린 포근하여 '잠眠'이리고 한다
내게 둔 주름의 그림자들 쉬이 내 버리면 이내 다가가서 오는 '그리움'같을
여민 이야기에서 조근조근 그 이야기를 듣는다.
삶에서 한번도 자신을 잃어보지 않았을 시인,
어느 겨울날, 그 분이 바라 본 視線에서의 인생을
작은 보고寶庫같을 온고의 역사에서 읽어보노라니,
살아 온 날들이 생기의 바둑이처럼 뛰어가고,
살아갈 날 들로 접힌 웃음이 환하게 찾아 온다.
이를, 우린, 희망과 소망의 詩라고 이야기한다.
李旻影(詩人.시사랑사람들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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