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낙타의 눈물--이희정

LEE MIN YOUNG 2008. 6. 15. 13:25

 


낙타의 눈물

             이희정

 

분당선 지하도에서

인도 사람이 악세사리를 팔고 서 있다

푸른 팔찌, 붉은 목걸이, 흰 귀걸이

형형색색 푸짐하다

눈물 모양의 초록빛 목걸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인도 사람은 대뜸

이 목걸이는 낙타의 뼈를 쪼아 만들었어요 했다

그 귀한 낙타뼈를 어찌 이렇게 만들었을꼬 했더니

한국돈으로 사십 만원만 주면

낙타 한 마리 사요 했다

아, 그래서 네가 이곳까지 흘러왔구나

그래, 한 마리 낙타야

뜨거운 사막을 고행과 봉사로 살더니

죽어서 네 뼛가루는 나를 찾아와

내 가슴이 무덤이구나

그래서 너와 나는 뼈로 만나

서로를 알아보는구나

오늘은 너의 푸른 뼈를

눈물이라고 썼다




Gira con me/Josh  바람이 오면


이희정시인은

서울 관악구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킨다.

심상으로 등단하였으며

그리운 서역국외 전 4시집이 있다.

             

             

            2003.06 서울대 호암아트홀에서 이희정.이민영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