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눈물
이희정
분당선 지하도에서
인도 사람이 악세사리를 팔고 서 있다
푸른 팔찌, 붉은 목걸이, 흰 귀걸이
형형색색 푸짐하다
눈물 모양의 초록빛 목걸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인도 사람은 대뜸
이 목걸이는 낙타의 뼈를 쪼아 만들었어요 했다
그 귀한 낙타뼈를 어찌 이렇게 만들었을꼬 했더니
한국돈으로 사십 만원만 주면
낙타 한 마리 사요 했다
아, 그래서 네가 이곳까지 흘러왔구나
그래, 한 마리 낙타야
뜨거운 사막을 고행과 봉사로 살더니
죽어서 네 뼛가루는 나를 찾아와
내 가슴이 무덤이구나
그래서 너와 나는 뼈로 만나
서로를 알아보는구나
오늘은 너의 푸른 뼈를
눈물이라고 썼다
이희정시인은
서울 관악구에 살며
아이들을 가르킨다.
심상으로 등단하였으며
그리운 서역국외 전 4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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