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덧상

한 여름 토요일의 에트랑제

LEE MIN YOUNG 2008. 7. 19. 21:08


    한 여름 토요일의 에트랑제 이민영李旻影 덥다, 낮이 흘린 땀방울로 오늘의 고뇌가 씻겨지고 수줍어 누운 댓잎 이야기 위로 한 사위 자다 깬 바람의 입들이 재잘거린다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떨어지면서 속삭이는 숨의 고동, 살며시 귀 기울이노라면 살 손 다한 벼리엔 꽃 피운 성금이 방울처럼 살랑거리고 그의 노동자인 혈관의 아우성이 맑게 흩어진다 태양을 온 몸으로 안고도 즐길 줄 아는 너의 청량한 가슴 -청춘은 쏟아지는 햇살의 알갱이로 더욱 여물고 -고요의 詩는 응강이 숨 쉴 때마다 아이가 되어 그녀의 젖동산을 찾는다 밝아져 내달리는 들녘의 눈물에게 익어 오는 꿈을 하나씩 안겨주고는 자장가를 부르다가 호랑이와 할배가 어깨동무하며 놀던 옛이야기도 들려주기도하고 두 손을 마주잡기도 하면서 우리들은 가을이 되고픈 여인, 그 안기고싶은 여인의 품에서 토요일이 되어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