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의 편지
수녀님의 미얀마 주소 Sr. Cecilia Park G.F.C. ( 3/38 Ban Than Diaw Soi Asia R.D. MAESOT 63110 TAILAND
미얀마 난민을 생각하며... 마리세실 박수경 수녀님의 편지
행복한 사랑입니다. 미얀마 아이들이 겨울에 입을 옷이 필요 하답니다 그러니 여름옷 봄옷 가을옷 헌옷을 위 주소로 부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사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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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왔디카! 밍글라바! 오모쪼쁘! Good Morning! Buenos Dias!
하루에도 이렇게 많은 언어를 떠올리면서 산다. 이것이 선교사의 삶인가 보다. 카렌족의 언어는 정말 알아듣기 어렵다. 태국어 하고는 너무 다르고 오히려 미얀마의 알파벳을 사용하고 있다. 성모승천 대축일 산속에 있는 공소 축성식을 갔다 오면서 산속에서 30년간 산 한 사제를 생각했다. 아무 희망 없는 이곳에서 이름 없이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아닌가. 이런 척박한 곳에서 외롭게 그리고 힘들게, 자연과 함께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삶을 마감하는 것. 이들의 모든 땀과 눈물이 지금의 우리 카톨릭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일하는 많은 사제들, 수도자들.... 보이는 것에 익숙해 있는 우리는 결코 이런 숨을 것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곳 특히 태국 0.1%의 신자들.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곳 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하나의 밀알이 되는 것, 흙이 되는 것. 이것이 복음화 라고 생각 한다.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이란.. 비가 오면 모든 자연과 함께 비를 맞고, 해가 나면 해와 함께 한껏 기뻐하고. 그리고 바람이 불면 옴 마음을 다해 바람을 맞이하는 것. 이것이 자연의 모습이고 이곳 가난한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이다. 비를 피하기 위해.. 바람을 막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안 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 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연의 모습이다. 자연 속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빗속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미얀마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겨운 묵상을 해 본다. . 이들에게 비는 가끔 찾아오는 반가운 친구이다. 비록 강한 빗줄기가 그들의 가녀린 육신을 채찍질해도., 비록 강한 태양에 얼굴은 검게 그을려도 그들은 비를 탓하지 않는다. 해를 탓하지 않는다. 해를 가릴 집이 없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의 작은 육신은 모진 바람과 해와 빗줄기 속에 가늘어지고 휘어지고 그리고 검게 그을렸어도. 이들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있다. 이들의 마음엔 한없는 감사가 있다. 남을 헤치고자 하는 악한 마음은 찾아 볼 수 없다. 우산하나도 살 수 있는 돈이 없다고 세상을 원망하고 많이 가진 타인을 탓하지 않는다. 가난한 땅 덩어리에 이름 없이 던져진 것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들의 착한 모습이 나를 더 아프게 한다. 이들의 작은 미소가 나를 더 눈물 나게 한다. 그저 하루를 조용한 새벽 여명과 함께 시작하고 저녁노을과 함께 감사히 마감할 뿐이다. 신발을 살 돈이 없어서 종일 맨발로 신작로를 헤매고, 산속을 헤매어 피가 터져 나와도. 먹거리를 찾기 위해, 작은 망태기를 메고 어깨가 휘도록 진흙탕 언덕을 오르내려도. 또르르 굴러가는 돌 하나에 웃음을 참지 않는 이들. 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모습이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작은 자매들의 현존일 것이다.
지금 이곳에 그리스도가 오신다면. 무엇을 하실까 날마다 나의 가슴을 때린다. 이들은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부처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들의 선한 지향 속에는 나는 가난한 그리스도를 본다. 도움의 손을 내미는 그리스도를 본다. 누가 이들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동물처럼 작은 마굿간에서 잠을 자고, 풀밭에서 식사를 하고 그리고 날마다 산속을, 들녘을 헤매는데, 신발도 없이 헤매는데...
공해가 없는 이곳 메솟의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웅장한 산과 바위들 나무들..이름 없는 풀들. 그리고 아침이면 머리를 풀고 산허리를 돌아 하늘로 올라가는 뿌연 안개들...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이다. 이곳에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천국의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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