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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고민....., 소를 웃긴 꽃에서 -李旻影

LEE MIN YOUNG 2009. 3. 19. 22:59

      [이민영 시창작 강의] 생각과 고민.................., 소를 웃긴 꽃에서, 李旻影

      詩라는 文學의 장르는 산문/수필/소설/시조 등과 함께

      하나의 作文입니다, 문학이란 문장을 바라보고 읽는 즐거움인데 이 즐거워하는 것들을

      만드는 과정이 작문입니다.
      그렇죠
      작문입니다.
      작문의 기본은 숙고입니다.
      그렇죠,
      고교생들 작문 실력, 중학생들 작문 실력 아시지요..논술 시간에 논술 써놓은 것보면
      사고의 깊이, 진행의 유려함, 그리고 논지의 주체,
      알 것입니다. 기승전결이 흐르고, 삼단 논법으로 흐르고,
      맞춤법이나 문장이 되는 것처럼 보이고, 서울대 연고대 준비하는 학생들의 논술을보면
      우리 어른들의 글보다도 조리있고 명료하게 구성해갑니다 그렇죠,

      글을 바라보는 작문의 기초입니다.
      이는 기본적인 자질이겠지요.
      그리고 어의- 낱말,시어- 하나 하나에서 무엇인지 알아야 겠지요.
      고등학생... 이러하듯이 학생들의 국어 수준과 같은 밑바탕이 되어 있어야
      작문이 온다. 시가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죠
      낱말 공부, 한글 맞춤법, 고교 작문 공부 이것부터 하십시요.
      문장부호에서 . , ! ~ - = [] {} .....<> 이런 표시도 '
      전부 다 맞게 표시해야하는 규정이 있답니다. 제가 언제인가 서울대 법대 연고대 의대 입학생들이
      법대 의대 안가고 시인으로 출세하려고 덤볐다면
      아마 우리나라 시인들 중에서 진즉 노벨상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학가가 나왔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즉 '사법고시 공부하듯 육법전서에 매달리며 판검사되려고 하듯~' 시에 매달린 분이라면
      진즉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시인이 나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랬을까요? 그런 자세로 우리나라 시인들이 시를 썼을까요? 나부터 단 몇줄의 감상만으로
      수백편의 글들을 똥 누듯 시집 몇권이네.. 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시에 대하여 추종을 강요했는 지, 웜메~ 요번에 노벨상 타야지하고 기대했는 지,
      반성할 일 입니다.
      시 전문가여야합니다.

      시의 감은 낭만이지만 이를 옮기는 작업은
      작문이며, 일종의 공부입니다
      시인의 행색이나 행세는 김삿갓이나 천상병이겠지만
      숙고는 학도의 자세여야합니다...그렇죠...네 그렇습니다..

      ...............
      국어에서의 시, 시를 보는 것,
      감성으로 접근하면
      쉽지만
      문학같은 시 -시문장- 작문의 시선으로 접근하려면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

      아, 쉬우나 어렵습니다, 어려우나 쉽습니다.
      .......................
      시를 새겨갈때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이나 독백의 나열이나

      감상의 단상이나 그리고 시작의 손놀림이나 그렇게
      고민 없이 생각 없이 옮겨가서는 안됩니다
      대부분 신춘에 당선된 분들이나 본심에 오른 분들의 詩들은 거개가 고뇌하고 사랑하고
      심사(深思)한 글말의 결과를 가지고 자신의 사유를 심어서 어느 정도 고민한 것들입니다,
      글 하나를 옮기는데 고민이 없이 그냥 생각의 나열만 한다면
      독자들도 능히 보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독자의 공감을 못 얻습니다.

      시공부할때 첫마디가 선생님들이 육감훈련이라고 하실것입니다.

      이 六感 (귀, 코, 눈, 혀, 가슴, 마음 ..)이란 것이란 통상인의 육감이 아니라

      詩人만의 六感을 要求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독자의 평범한 눈을 뛰어넘는 착상과 수식으로 몰아 가십시요,

      마지막으로... 

      독자가 감탄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독자의 동감은 위에서 나열한 고민과 작자의 사물을 보는 진정성입니다.

      ...................................................

       

      [소를 웃긴 꽃] 이란  유면한 시를 보십시요.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 시집 '소를 웃긴 꽃'(문학동네) 중에서
      ............................

      밤비 -김명인

      유월 하면 골목길로 밤비 자욱이 돌아간다
      제 마음의 부채를 지고 내리는 담장 위의
      덩굴 장미는 어떻게 유월이 온 것을 알고
      가로등 아래서도 꽃피운 것일까, 피워서 비에
      꽃잎을 죄 떨구는 걸까
      열흘 내도록 그대의 마음 밖에 서성댔으나
      마침내 문 열지 못하고 돌아서는
      젖은 사랑처럼
      불빛에 떠는 꽃잎을 본다
      비는 어디쯤 제 진창을 만들어 낙화
      소용돌이 지우는 걸까
      한 잎씩 어둠의 길로 내려서서
      골목길 따라 사라지는 그대의 등
      오래 바라보고 있다

      (김명인 시집-푸른 강아지와 놀다, 문학과 지성사)

      .................................
      궤도 이탈중 --우당 김지향


      그는 이제 문을 나선다
      몸의 마디마디 문을 열어놓고
      바람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몸 전체를
      지퍼 속에 집어넣는다
      그의 팔다리는 풍선처럼 살아나 퍼득인다

      걸어보지 않았던 길들이 모두 목을 쳐들고
      인사도 없이 그에게 달려든다

      인터넷 속에서 한두 번 만났던 사물들이
      저들끼리 모였다 흩어졌다 그림을 만들며
      눈썹 밑으로 지나가고
      발자국 소리도 없는 사람들이
      낯선 소리를 내며 그림 속으로 스르륵
      빨려들어간다
      그림들은 커졌다 작아졌다
      푸르렀다 하얗게 바래지며
      지상의 저물녘 들판으로 돌아간다

      호주머니처럼 열린 입으로 연방
      감탄사를 게우며 그는
      멈추지 않은 지상의 삶을 벗어두고
      저물녘의 기차 꼬리 짬에서
      지나온 길들을 지퍼 속에 구겨 넣으며
      터널같은 세상 한 비퀴 돌아
      지금 마악 궤도 밖으로 사라져가는 중이다

      *2007년 가을호 <시와 상상>

      ...............
      고통의 축제, 편지--정현종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생(生)의 기미(機微)를 안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말이 기미지, 그게 얼마나 큰 것입니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만나면 나는 당신에게 색(色)쓰겠습니다.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시(空是).
      색공지간(色空之間) 우리 인생. 말이 색이고 말이 공이지 그것의 실물감(實物感)은
      얼마나 기막힌 것입니까. 당신에게 색(色)쓰겠읍니다. 당신에게 공(空)쓰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편지란 우리의 감정결사(感情結社)입니다. 비밀통로입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식자(識者)처럼 생긴 불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시민처럼 생긴 눈물 덩어리 공중에 타오르고 있다.
      불덩어리 눈물에 젖고 눈물덩어리 불타
      불과 눈물은 서로 스며서 우리나라 사람 모양의 피가 되어
      캄캄한 밤 공중에 솟아 오른다.
      한 시대는 가고 또 한 시대가 오도다, 라는
      코러스가 이따금 침묵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나는 감금(監禁)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금된 말은
      그 말이 지시하는 현상이 감금되어 있음을 의미하지만, 그러나 나는 감금될 수 없
      는 말로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영원히. 나는 축제주의자(祝祭主義者)입니다. 그
      중에 고통의 축제가 가장 찬란합니다. 합창 소리 들립니다. <우리는 행복하다>(까
      뮈)고. 생(生)의 기미를 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안녕.
      .........................................
      부재(不在) -김춘수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 버렸다.

      차운 한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청석(靑石) 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세월(歲月)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김춘수 시집 '늪' (문예사) 1950
      .............................
      눈물 --김춘수

      男子와 女子의
      아랫도리가 젖어 있다.
      밤에 보는 오갈피나무,
      오갈피나무의 아랫도리가 젖어 있다.

      맨발로 바다를 밟고 간 사람은
      새가 되었다고 한다.
      발바닥만 젖어 있었다고 한다.

      ........................................

       

       
      다음, 이러한 사유가 내재되면서

      작자의 자신을 전부 벗는

      진실성 입니다. 모든 시의 소재가되는 대상에 대한 인식의 기본은 눈의 진실입니다. 

      시인이 되려면 아마 "광화문대로"에서 나를 발가벗기듯 나를 드러내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서정시는 "진정한 진실"과 " 흔들리지않는 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진솔" 해야 합니다. 진정성이 없으면, 말의 잔치로 끝난 시, 손끝에서 나온 시가 됩니다.

       

      추억에서 30-- 박재삼

       
      국민학교를 나온 형이
      화월(花月)여관 심부름꾼으로 있을 때
      그 층층계 밑에
      옹송그리고 얼마를 떨고 있으면
      손님들이 먹다가 남은 음식을 싸서
      나를 향해 남몰래 던져 주었다.
      집에 가면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누이동생이
      부황에 떠서 그래도 웃으면서
      반가이 맞이했다.
      나는 맛있는 것을
      많이 많이 먹었다며
      빤한 거짓말을 꾸미고
      문득 뒷간에라도 가는 척
      뜰에 나서면
      바다 위에는 달이 떳는데
      내 눈물과 함께
      안개가 어려 있었다.

       
      ....이래야 시이고, 시인입니다.
      李旻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