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MIN YOUNG,추천시와 추천 문학

가랑잎이 나를 불렀다 / 강영은

LEE MIN YOUNG 2009. 3. 30. 12:36

가랑잎이 나를 불렀다 / 강영은



유월의 숲에 서면
나뭇잎들의 글 읽는 소리 낭랑하구나
몸 밖까지 넘치는 소리들이여,
짙푸른 초록이거나 그보다 옅은 빛깔이거나
초록으로 물드는 시간은 공평 하구나
바람은 또, 무슨
말씀으로 나무들의 귀를 열게 하는가
일제히 열어젖힌 귓바퀴 속으로
바스락대는 가랑잎 소리
귓바퀴 속을 걸어 온 저, 갈색의 어머니들이
빛나는 속도임을 말하는구나
시간의 아들들인 이파리 사이에서
울울창창 환생하고 있구나.




강연은 시집'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디' 중

 

 

 

 

강영은은 1957년 제주에서 출생했다. 2000 계간 미네르바 문학으로 시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