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박남철
1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아
아버지 돈 좀 주세요 머라꼬
돈 좀 주 니 집에 와서 슨 돈이 벌쎄 얼맨 줄 아나
8마넌 돈이다 8마넌 돈 돈 좋아요
저도 78년도부텀은 자립하겠음다
자립 니 좋을 대로 이젠 우리도
힘없다 없다 머 팔께 있어야제
자립 78년부텀 흥 니 좋을 대로
근데 아버님 당장 만 원은
필요한데요 아버님 78년도부터
당장 자립하그라
2
뭐요 니기미이 머 어째 애비 보고
니기미라꼬 니기미이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야아 이
자알 배왔다 논
팔아 올레서 돈 들에 시긴
공부가 게우 그 모양이냐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예끼 이 천하에
소새끼 같은
아버지 천하에
소새끼 같은 아버지
고정하십시요 야아 이 놈아
아버지
3
어젯밤에도 또 아버지 꿈을 꾸었다 아버지는
찬물에 밥을 뚜욱뚝 말아 드시면서 시커멓고 야윈
잔기침을 쿨럭쿨럭 하시면서 마디마디 닳고 망가진
아버지도 젊었을 적에는 굉장한 난봉꾼이셨다는데
꿈속에 또 꿈을 꾸었는데 아 젊은 아버지와
양장을 한 어머니가 참 보기에 좋았다 젊은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한창 애교를 떨고 있었고
아 참 보기에 좋았다 영화처럼 사이좋게
나는 전에 그런 광경을 결코 본 적이 없었다
*출처 지상의 인간, 문학과지성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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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맨맛한 것이 엄니이었는데 박남철 시인은 속으로 아부지이시었나 봅니다.
언제나 휘인 등뼈 속에 감추어 둔 아들의 기대치
는 이제
꿈속입니다, 저도 아버님을 일찍 여윈 지금
아버지의 꿈을 수 놓습니다....
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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